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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Skin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니나 자블론스키(Nina G. Jablonski) / 진선미역
출판 : 양문 201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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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관한 백과사전이다. 피부하면 드는 생각은 일단 피부병? 흑인과 백인 등 인종을 구분하는 기준? 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또는 성형수술이라든가 페이스오프 같은 영화도 떠오른다. 하지만 책의 목차와 머리말을 보다보면 '피부'라는 이 단순한(?) 주제를 가지고 이처럼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었는지 저자의 내공이 놀랄 뿐이었다. 일단 저자가 피부에 관심을 갖고 이 책의 저술을 시작하게 된 것은 피부라는 것이 일반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상당히 복잡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인체에서 피부가 수행하는 기능은 그 중요성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지만, 신체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부위이다(p.7).

 

저자는 인간의 피부를 세가지 측면에서 독특하다고 이야기한다. 먼저 다른 포유류에 비해 털이 없으며, 흰색에서 검정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으며, 장식에도 사용되고 있다는 점 등 세가지 특징을 말한다.

 

책의 첫부분은 인간의 피부를 특징지워주는 두가지 요소, 즉 '털 없음'과 '땀'에 대해 논의한다. 이는 생물학적으로 진화론적 사상을 견지하고 있으며 진화론을 기반으로 하여 인간이 진화하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털이 제거되었으며 그런 과정에서 땀의 역할이 어떻게 강조되었는지를 논의한다. 또한 여성들에게 특히 관심이 있을 만한 자외선의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으며, 피부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색소군인 멜라닌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만 35세가 넘으면 남녀 모두 멜라닌 생산이 줄어든다고 하는데 내가 봐선 40이 넘은 지금의 나의 모습이나 20대의 모습이나 비슷해 보이는데 속으로는 '병들어가고 있다'고 하니 갑자기 마음이 우울해진다. 피부를 통한 인간의 노화현상이나 피부병에 대한 언급은 9장에서 더 자세히 진행된다. 상당히 의학적인 지식도 언급해주고 있으며, 피부라는 것이 생각보다 인체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공부하게 되었다.

 

10장에서는 인간이 피부에 가하는 여러가지 변형작업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즉 화장이나 문신, 피어싱 등의 작업을 말한다. 저자도 이야기하는 바지만 이 변형작업이 다른 영장류에 비해 인간의 피부가 특별한 이야기 아닐까 싶다. 공작은 깃털을 뽐내며, 그 밖의 몇몇 동물은 뿔을 통해서 또는 털을 세움으로서 자신의 용맹함을 드러내지만 인간처럼 피부를 장식하는 취미는 자연계의 어떤 동물에서도 찾을 수 없다. 이러한 생각을 기본으로 하여 인간은 피부를 하나의 캔버스로 여긴다고 하는데 참 흥미로운 발상이다.

 

인간의 피부는 세가지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한다. 첫번째 방향은 의학적인 발전이다. 즉 질병이나 신체적인 손상을 치료하기 위해 피부의 생물학적 기능을 변화시키는 발전이다. 두번째 방향은 피부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으로서 이식형 센서나 통신장비 등의 혁신적 도구들이 개발되고 실현될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화장품이나 미적 용도로 사용될 제품들의 개발로 인해 여가생활이 변화되리라고 예측한다. 세번째 발전방향은 로봇기술과 정보기술의 만남으로 인찬의 촉각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로봇용 피부의 개발될 것으로 예측한다. 즉 향후의 피부를 둘러싼 기술과 과학, 의학과 각종 질병치료 기술 그리고 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의 만남이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신체장기들이 인공장기로 대체되거나 개발되고 있지만 과연 피부라는 인체조직이 100% 인공장기로 대체되는 것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그만큼 피부는 인간의 구성하는 신체조직에서 아주 중요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e-피부라고 명명한 인공피부의 개발이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인간을 통한 의학의 발전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급격하게 이루어져왔지만 피부의 중요성 관점에 생각해봤을 때 단기간 내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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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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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총구에서 나오지 않는다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아르노 그뤤(Arno Gruen) / 조봉애역
출판 : 도서출판창해 201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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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평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끝에 나온 저술이라고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평화라고 하면 국가적인 평화 또는 세계적인 평화를 거창하게 이야기하게 되는데 그러한 광범위한 평화는 결국 한 가정의 교육에서 출발한다고 주장한다.  부모의 요구보다 아이의 요구가 우선되는 관계를 통해 결국 평화의 싹은 부모의 사랑이 틔운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근간에는 공감이라는 인간 고유의 본능에 있다.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이입하는 공감이야말로 인간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p.84). 그러나 대부분의 어른들은 젊은이들과 공감하려 하지 않고 주장하고 속박하려고 한다.

 

꿈을 꾸고 상상하는 행위는 많은 어른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어른들에게 있어 '꿈꾼다'는 것은 일상적인 속박과 질서로부터 벗어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p.16

 

아직도 꿈꿀 수 있는 젊은이에게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불안정한 것들을 회피하고 천편일률적인 세상에 적응해 살아가기 위해 꿈꾸기를 포기한다면 그 가능성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p.18

 

인간 모두의 고유 본능이라고 하는 공감과 관련하여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제시하는 의문은 다음과 같다.

 

인간을 서로 묶어주는 것, 말하자면 살인에 대항하는 제동장치로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이른바 공감의 기능이 어떤 상황에서는 왜 작동하지 않는가? - p.20

 

저자는 이러한 공감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폭력과 살인에 집중한다.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고 공감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 선한 인간의 고유성을 버리고 타인을 죽이는 지경까지 가게 된다.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다른 사람의 생명이 필요해서 살인을 저질렀다고 하는 인터뷰 내용(p.101)은 정말 끔찍하다. 이 인터뷰 대상자는 어머니로부터 어린시절 학대를 받았기 때문에 어머니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환자였다. 어머니로부터의 학대라는 자신의 고통을 숨기면서도 고통을 잊기 위해 다른 사람을 괴롭히려는 욕구가 드러났다. 이러한 분열된 자아가 지속되면서 살인 행각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생기있는 아이가 되느냐 아니냐는 부모로부터 관심과 격려를 받느냐 못받느냐에 달려있다. 사랑으로 바라보는 부모와 눈을 맞출 때 느끼는 만족감과 애정은 아이의 마음 속 깊이 새겨진다. - p.117 

 

가정에서 무관심과 멸시, 몰이해의 고통은 아이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지며 정신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강구한다. 결국 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해 자신의 삶이 가치가 없다고 느끼는 아이에게 권력은 생명의 원동력으로 인식되고 더 나아가 그 아이들은 필연적으로 위대해지고자 하는 '과대망상'을 품게 된다(p.115). 이것이 파괴와 폭력을 동반하게 된다는 것이다.

 

권력의 충동을 느끼며 자란 아이들은 부모가 부여한 자신의 이미지를 실제 자신의 이미지로 착각하고 부모의 욕구에 부응하도록 노력한다. 저자는 이러한 노력은 위장이라고 판단한다. 이 위장이라는 현상이 정치사회로 넘어가면서 심각한 오해를 낳게 된다. 즉 위장에 능한 선동 정치인들은 사람들에게 그럴싸한 목표를 내거는 능력을 겸비하는 경우가 많고 여기에 현혹되어 선거에서 한표를 던져주게 되는 것이다.

 

가정교육에서 근원을 찾은 '비평화'의 문제점을 국제사회로까지 확대시키며 자신의 철학적 견해를 밝힌다. 공감하지 않고 외면하는 현상은 서구사회에서 전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원인이며 결국 전 국제사회의 구성원들이 상호의존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전쟁은 막을 수 있고 폭력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책의 구성은 상당히 흥미롭다. 책의 제목에서 느낄 수 있다시피 평화의 출발은 '총구'로 대표되는 폭력과 파괴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내용이 책의 서두에 등장하면서 이 논리의 증거를 가정교육에서 찾았으며 마지막으로 다시 이러한 주장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논리는 국가간의 관계라는 것이 항상 긍정적이고 상호협조적인 관계가 되기는 힘들다는 점을 간과한 듯 하다. 결국 국제사회는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주도하는 한개의 사회라고도 볼 수 있지만 국가와 민족이 개입되면서 상대적인 이익을 찾게 되고 이 과정에서 평화로움이 깨질 수 밖에 없는, 저자가 문제시하였던 폭력이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결국 국가나 민족이라는 개념이 와해되기 전까지는 이 땅에 전쟁이라는 행위가 없어질 것인가 라는 점의 의문이 든다. 국가와 민족을 따지기 전에 사람은 각자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충돌이 발생할 수 밖에 없지 않겠나 하는 '소심한' 생각으로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도덕적인 호소와 정치적 지지만으로는 이 세상의 폭력과 테러를 막을 수 없다. 오로지 다른 사람과 공감함으로써, 즉 멸시와 압박과 폭력에 시달리는 타인의 고통을 함께 느낄 때에만 가증스런 독재자의 등장을 막고 그들이 벌이는 전쟁을 막을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공감 능력은 자신의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정직하게 맞닥뜨릴 때 자라난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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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하는 진심, 내가 모르는 본심
국내도서>인문
저자 : 매릴린 케이건(Marilyn Kagan),닐 아인번드(Neil Einbund) / 서영조역
출판 : 도서출판전나무숲 2012.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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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최근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기가 적절했던 책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긍정적인 방어기제일 수도 있겠지만 부정적인 측면으로 잘못 사용될 경우 오히려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마음의 병은 더 심하게 곯아터질 수 있다.



방어기제는 자아가 위협받거나 상처받을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속이거나 상황을 다르게 해석함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는 심리적 행위이다.  - p.4

 

책의 제목이 독특하다. 우리나라말로는 ‘본심’이나 ‘진심’이나 그게 그말인 것 같다. 하지만 그 앞에 수식하는 말이 더 의미가 있다. ‘내가 말하는’과 ‘내가 모르는’이라는 말로 수식되어 있는데 결국 그 말은 내 겉모습 또는 내가 지금 행동하는 것과 나에게 보이는 모습들과 내 속 마음 즉 내가 정말 생각하고 있는 것, 원하는 것, 행동하고 싶은 것과의 괴리감을 강조하기 위한 제목이다. 다시 말해 내가 지금 말하고 있는 진심과 정말로 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본심이 다른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 다른 상황이라는 것이 자의적일 수도 있지만 본인이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발생된 상황일 수도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당연히 느껴야 할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한 방어기제를 10가지로 추려서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방어기제는 ‘부정’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현재 내 모습을 반추해보았다. 내가 지금 이러고 있지는 않은지. 상당히 내 모습과 일치하는 부분을 찾았다. 즉 부정이란 현재 닥친 상황을 그냥 덮고 가려는 경향을 말한다. 책의 표현대로라면 “난 괜찮아, 우린 괜찮아, 모든게 괜찮아” 이런 식으로 현실을 부정하고 얼버무리고 대충 넘어가려는 특성을 말한다. 어찌보면 지나친 긍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긍정적인 생활과 마음가짐이 좋다하지만 현재 나에게 닥친 부정적인 측면의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해결하지 않고 그냥 ‘좋은게 좋은것이야’라고 넘어간다면 내 마음 속에는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들이 암덩어리처럼 불어나 결국 내 몸과 마음을 잠식하고 말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10가지 방어기제 모두가 나에게 해당되지는 않았지만 군데군데 읽다가 마음이 뜨끔했던 사례가 적지 않았다. 저자가 직접 상담했던 사례들을 매 장마다 구체적으로 언급해 주고 있는데 나에 대한 직접적인 상담사례인 것처럼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한 해당 방어기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매 장마다 제시하고 있는 점도 유용하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과 행동이 내가 원하는 생각과 행동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뭔가 현재 상황이 이것은 아닌데 라고 자아비판적인 생각이 들 때 이 책은 유용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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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무대를 만들다 (양장)
국내도서>예술/대중문화
저자 : 박명성
출판 : 북하우스 201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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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박명성 대표는 신시라는 이름의 뮤지컬 기획사를 만들어서 현재까지 최고품질의 연극, 뮤지컬 등 공연을 만들어내는 회사로 발전시켜온 장본인이다. ‘신시컴퍼니’라는 바꾸고 나서 초기에 뮤지컬에 치중했던 주력상품을 연극으로까지 확장시켜 공연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뮤지컬 드림>이라는 이름으로 그동안 공연을 만들면서 경험했던 노하우와 생각들을 풀어놓았고, 이번에 나온 책에서는 주요 작품별로 각 주요 배역들과 연출가 등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고마웠던 사람들, 인상깊었던 사람들을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사람을 위주로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책의 첫부분의 다음 문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연을 잘 만드는 일, 그것은 곧 사람을 잘 만나는 일이다. 그냥 만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그야말로 제대로 만나는 것이다. - p.23

 

솔직히 이 책에서 언급되었던 공연 중에서 관람했던 것이 <맘마미아>밖에 없어서 맘마미아의 전체 스토리는 알기 때문에 캐스팅을 하는 과정이나 저자가 인상적으로 최고의 도나라고 언급하는 배우 최정원의 이야기에서는 공감이 갔다. (사실 내가 봤던 공연에서 도나는 박해미였다.)

 

처음 언급되는 공연은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를 각색한 같은 이름의 연극이었다. 두 차례 공연이 되었는데 첫번째 공연에서는 정혜선, 두번째 공연에서는 손숙이 엄마 역할을 맡았다. 첫 공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신경숙 작가와의 인연을 소개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처음 저작권 계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신경숙 작가는 작품 수정의 모든 권한을 기획사쪽에 넘겼다고 한다. 또한 공연을 올리고 나서 소설에 들어가지 않은 내용이 공연에 포함되어 불만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수정 여부도 기획사에서 넘겼다는 것이다. 원작자의 폭넓은 이해도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두번째 공연에서 손숙을 캐스팅한 이후 딸 역할로 김여진과 허수경을 더블캐스팅 하게 된 사례도 손숙 선생의 연장자로서의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800석 규모의 용극장을 선택하여 공연을 성공시키는 과정도 감동적이다.

 

뮤지컬로 재창작을 하는 과정에서는 더 고민할 꺼리들이 많았다. 음악, 안무, 그리고 배역도 노래와 연기를 동시에 잘해야 하는 까다로운 측면이 많다. 현재 신시에서는 두 번재 뮤지컬을 생각중이라고 한다. <엄마를 부탁해>가 더 좋은 뮤지컬로 재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수년전 연예인 매니지먼트회사에 근무하면서 잠시나마 공연 관련 업무를 해보면서 공연 하나를 기획하고 만들어서 무대에 올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하였다. 관람하는 사람들은 그저 무대가 어떻고, 노래가 어떻고, 연기는 잘하고 못하고 등의 한두마디로 공연을 평가할 수 있지만 공연을 만드는 사람은 그야말로 피땀어린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일이 다 그렇지 않겠느냐고 치부할 사람이 있다면 이 책에 풀어놓은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연극이나 뮤지컬 같이 공연기획이나 프로듀싱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조금이라도 흥미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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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지능 (양장)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렌 피셔(Len Fisher) / 김명철역
출판 : 위즈덤하우스 201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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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과 복잡계, 그리고 소셜네트워크를 적절히 버무린 책이다. 이 책은 개인에 집중하지 않고 군중 또는 대중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집단에 집중한다. 개인의 행동이 모여서 집단이 형성이 되면 또다른 행동규칙이 만들어진다. 개개의 구성원은 할 수 없는 방법으로 집단은 문제에 맞서고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낸다. 이를 다중지성(또는 집단지성)이라고 한다. 집단지성이라는 개념은 사회학에서 꽤 오래된 이론이지만 최근에는 인문사회 계통보다 인터넷 산업에서 더 많이 회자되는 이론이 되었다. 즉 개방, 참여, 공유를 모토로 2005년에 제안되었던 웹2.0이 표방하는 가장 큰 특징중의 하나가 바로 집단지성인데 대표적인 웹사이트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위키피디아이다.

 

이 책은 이러한 다중지성(집단지성)이 생기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그 이유를 도출해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인간사회에서 다중지성을 찾아볼 수 있는 가장 이해하기 쉬운 사례로 스포츠 경기에서 파도타기 응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더 쉬운 예로는 집단으로 박수를 치는 사례를 들 수 있다. 집단으로 발수를 치다보면 종종 동시에 박자를 맞추어 치게 될 때가 있는데 이는 개개인의 특성이 아니라 청중 전체가 나타내는 특성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인간세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세계에도 존재한다. 책의 1장은 다중지성에 대한 소개로 할애하고 있다. 다중지성으로 움직이는 집단에는 중앙통제기구나 리도가 존재하지 않는데 그렇다면 무엇이 그 집단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하는지 의문을 제기함과 동시에 해답을 제시한다. 바로 실제 동물의 세계를 분석함으로써, 과학을 통한 상상의 세계를 만들어 보고 분석함으로써, 컴퓨터의 가상세계를 만들고 분석함으로써 그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이상의 결론을 바탕으로 2장과 3장에서는 동물의 사례를 들어 다중지성을 설명하고 있다. 즉 메뚜기의 '충돌회피전략', 벌의 '보이지 않는 리더', 개미의 지름길을 찾는 방법을 통해 곤충사회에서 적용되는 다중지성을 설명한다.

 

4장 이후의 내용은 군중 속에 속해있는 개인의 행동과 의사결정에 관해 다루고 있다. 흥미로운 사례로 밀집되어 있는 군중 속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소개한 내용이다. 예를 들어 공연장과 같은 곳에 관람객들이 밀집해 있는 상황에서 화재사고 같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탈출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다. 일단 두가지 방법을 생각할 수 있는 첫째는 주위 사람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이고, 또하나의 방법은 주위 사람의 움직임을 밀쳐내고 자신만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즉 첫번째 방법은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따라가면 비상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행동하는 것이며, 두번째 방법은 군중의 움직임은 믿을 수 없으나 독자적으로 비상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저자는 이 두가지 방법 모두 잘못된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군중과 함께 하는데 60%의 시간을 할애하고 개인의 생각과 직관을 이용하여 또다른 탈출구를 찾는 시간에 40%를 사용하라고 제안한다.

 

대중의 지혜를 찾는 방법으로 평균값과 다수결을 언급하고 있는 5장의 설명도 흥미롭다. 7장 이후의 내용은 복잡계 과학과 소셜네트워크를 접목시킨 설명에 주력하고 있다. 복잡계 과학의 핵심 단어라고 할 수 있는 허브와 링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가 퍼져나가는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그동안 집단지성이나 사회적연결망(소셜네트워크)에 대한 연구나 단행본은 많이 있었고, 이와는 별도로 복잡계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나 단행본이 나와있었지만 이 두가지를 연결시킨 내용을 서술한 책은 찾기 쉽지 않았다. 이 책은 그런 관점에서 두 이론들 사이의 공통점과 관계된 사항들을 중심으로 일반인도 알기 쉽게 서술함으로써 학술적인 가치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 읽은 책중에서 수작 중의 수작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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