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유튜브 [경영학 플러스 알파], [주말에 어디가지], 도서 문화 여행 리뷰 [techleader.net] 테크리더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499)
경영학 플러스 알파 (유튜브) (150)
우리집 놀이터 (유튜브) (48)
주말에 어디가지 (유튜브) (173)
메롱 (0)
독서노트 (642)
경영·경제 (154)
컴퓨터·IT산업 (18)
과학기술·공학 (17)
인문·사회·고전 (75)
자기계발 (83)
기독교 (41)
유아·어린이 (33)
육아·교육·가정 (40)
소설 (96)
에세이·비평·자서전 (37)
건강·의학 (19)
어학 (8)
여행·예술 (8)
대학교재 (0)
잡지 (12)
여행이야기 (48)
대학강의 (45)
외부강의 (2)
논문·저서 (13)
책 이야기 (142)
학교생활&일상 (185)
문화생활 (17)
뉴스스크랩&리뷰 (13)
IT정보 (16)
비공개문서 (0)
Total
Today
Yesterday
반응형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국내도서>자기계발
저자 : 신정근
출판 : 21세기북스(북이십일) 2011.10.05
상세보기


나이가 만으로도 마흔을 넘기는 해가 되니 ‘마흔’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특히 최근들어 마흔과 인문학이 연결된 도서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가장 눈길을 끌었던 책은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이다. 사서 봐야지 싶었는데 선물로 받게 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논어’라고 하면 보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사상을 강조하는 철지난 이야기라고 생각하였다. 특히 첨단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는 오늘날에는 그 의미와 중요성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가면서 논어야 말고 인문학의 정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표현한 대로 추상적이거나 고차원적이지 않고 지상파 방송의 아침 프로그램처럼 귀와 눈에 쉽게 들어왔다. 또한 말 자체는 쉽지만 마음 속으로는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구절들로 넘쳐났다.


흔히 우리는 성실함, 사랑, 열정, 효도, 의리, 우애, 협력 등 모든 덕목들을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러한 덕목들에 대해 공자 시대에는 어떤 고민들을 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자칫 논어라는 방대한 학문을 너무 압축해 놓거나 수박 겉핥기식의 접근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도 했었는데 그 여부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나의 지식이 부족했었다는 점을 깨달았고, 그래서인지 나같이 논어에 대한 절대적인 문외한이 논어의 원문을 읽기 전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각 내용은 각 구절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입문, 논어의 원문과 독음을 곁들여서 제시한 승당, 각 단어별로 다시 해석한 여언, 본문의 내용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을 제시하는 입실 등의 네 가지로 구분되어 있다. 긴 문장은 네 글자로 압축하여 기억하기 쉽게 제시한 것도 흥미롭다.


책을 중간쯤 읽어가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논어 원본에 도전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마무리 하면서 이 책을 한번 더 묵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몇일 만에 후다닥 해치울 책이 아니었다. 최근들어 가장 오래 읽은 책 중의 하나인데 매일 읽지는 못했지만 한번 읽을 때 적게는 3~4페이지씩 읽으면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았다. 마치 성경을 읽고 QT를 하듯이. 이 책은 그렇게 읽어야 할 책이다.



반응형
Posted by 테크리더
, |
반응형

마이클 샌델 정의의 한계
국내도서>인문
저자 :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 / 이양수역
출판 : 멜론 2012.03.01
상세보기


이제까지 읽었던 책들 중에서 가장 어려운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수식이 난무하고 알 수 없는 외국어로 서술된 책도 아니고, 번역서이기는 하지만 분명히 한글로 기록된 책인데도 불구하고 머리가 나쁜 관계로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 폭주하였다.


개인적으로 대형 서점의 인위적(?)인 베스트셀러 선정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베스트셀러로 널리 알려지면서 읽어볼까 하는 호기심도 발동했지만 남들 다 읽는 책은 나중에 읽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미뤄두었었다.


<정의의 한계>를 펴 보았다. 두꺼운 편에 속하는 이 책의 두께는 큰 부담이 없었다. 하지만 본문이 나오기 전까지 등장하는 번역자의 해제와 재판 서문을 읽으면서 이미 기가 죽어버렸다.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 이해는 둘째치고 이 책을 완독조차 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센델이 이야기하는 기본 소재는 ‘자유주의’이다. 좀더 범위를 좁히면 의무론적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그 비판의 구체적인 표적은 롤스의 <정의론>에서 나타난 자유주의이다. 롤스는 정의론을 통해 공리주의 공공철학에 대해 반발했다. 현대 공리주의의 중심 문제는 사회 선택 이론이며, 생산의 극대화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 공리주의는 생산성의 극대화가 국가의 부를 키우고 그 성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가정을 깔고 있다. 하지만 이 가정에는 두 가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첫째, 무한성장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과 둘째, 부의 증가가 곧바로 성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이와 같은 의문에 대해서 롤스는 ‘원초적 입장’이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p.120부터 설명되는 이상적인 가족 상황의 사례가 흥미롭다. 정의의 여건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정의의 여건이 미미하게 나타나는 상황으로 공정한 내 몫을 요구하지 않아도 될 만큼 너그러움이 퍼져있어서 어떤 문제도 제기되지 않는 상황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상황은 정의의 반대인 부정의가 팽배해 있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이러한 이상적인 가족의 상황에서는 소유와 공평의 문제가 전체 맥락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화목한 가족이 이견으로 싸우게 되고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상황으로 변화한다면 정의의 여건이 더욱 커져갈 것이며, 이전의 애정과 자발성을 시들고 공정성과 권리를 강조하는 상황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샌델은 이러한 상황에서의 정의와 선의 합치 문제를 논의하면서 공동체주의를 지향한다. 정의와 선의 합치는 자아의 개인과 집단의 삶 속에서 표출된 도덕적 가치들의 조화를 필요로 한다. 이 조화는 타인의 인정을 요구한다. 따라서 이 정의로움과 옳음의 경계에서 필요로 한 것은 개인의 정체성과 자아관의 확립이다. 그 정체성은 바로 내 말과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는 정체성이다. 하지만 샌델이 비판했던 의무론적 자유주의에서는 초월적 주체를 상정하여 선택하고 책임지는 주체보다 도덕적인 강제력을 강조했다. 법적인 토대나 권리를 중시하다보니 선택하는 주체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샌델의 철학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바로 이점이다. 개인의 선택은 인간의 정치적인 이상인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기 위한 기본전제라는 점이다. 바로 그 점에서 샌델은 정의의 한계(limits)라는 제목으로 우리에게 이 책을 선물한 것이다. 즉 선택을 해야만 하는 주체는 현실의 땅을 벗어날 수 없으며, 그 주체가 소속되어 있는 공동체 안에서의 정의로움을 규제받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샌델은 이러한 철학적 지향점을 정치 철학으로 확대시킨다. 정치는 조직구성원들의 선택에 의해서 좌우되며 그래서 올바른 정치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상당한 철학적 기본지식을 요구한다. 즉 칸트, 밀, 로크 등 철학자들의 주요 저서들과 논문들을 통해 그들이 주장하는 바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또한 각 학자들의 저서에서 인용된 부분 역시 난해하기 짝이 없다. 좀더 면밀한 사고와 이해가 필요한 대목이다.


본문을 읽기에 앞서 일단 해제를 읽게 되면 이 책에서 센델이 주장하고자 했던 바를 간략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다. p.14에 따르면 최근 우리 사회에 정의가 화두가 된 이유가 ‘경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성장은 경쟁을 촉매제로 삼으로 경쟁을 부추긴다. 경쟁에 거세지면서 패자가 늘어나게 되었고 승부에 승복할 수 없는 부정과 불의가 판을 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 제도의 정의로움을 열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책 내용의 전부를 이해할 수 있는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에 100% 이해했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그의 ‘정의’라는 요즘의 화두, 거기에서 더 나아가서 개인의 '자율'과 '자유의지', '선택', '도덕', 그리고 '올바른 정치'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 계기를 제공하였다. 최근에 출간된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그리고 샌델의 비판대상이었던 존 롤스의 <정의론>으로 관심의 영역을 넓혀볼까 한다.

반응형
Posted by 테크리더
, |
반응형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
국내도서>인문
저자 : 박소진,이미정
출판 : 학지사 2012.02.20
상세보기

제목처럼 비극은 사람의 혀끝에서 시작될 수 있지만 반대로 즐거운 일도 우리의 혀끝에서 시작될 수 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례를 중심으로 사람의 심리와 행동과 말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가끔 전문용어와 학자들의 이름이 나오기는 하지만 책을 읽는데 걸림돌이 되는 정도는 아니다. 어찌보면 일상적인 자기계발서와 비교될 수 있겠지만 그 밑바탕에 상당한 학문적 성찰이 내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지식이 많다는 것과 교양과 수양을 쌓아 성숙한 인간이 된다는 것은 다른 경로를 걷는 것일지도 모른다.  - p.37


융통성이 부족하고 사고가 경직되어 자기 주장만 일방적으로 펴는 사람들이 있다. 위 문장을 보면 결국 지식의 많고 적음과 인격적 성숙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노인층을 대상으로 지능평가를 하니 학습능력이 저하된 결과가 많이 나왔다고 한다. 이는 노화에 따른 지능의 쇠퇴일 수도 있겠지만 경직성의 증가에 따른 결과라고 저자는 보고 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상대방의 말을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자세를 가질 때 싸우는 일이 줄어들고 비극은 사라질 것이다.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라는 제목은 영화 <올드보이>에서 착안되었다. 주인공 오대수는 말로 인한 실수를 극복하기 위해 자기의 혀를 잘라내기까지 했다는 점에서 말한마디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는 것이다.


p.137에 나오는 '왜 여자들은 자신의 남자에게 '누나'로 불리길 원치 않는가'라는 박스 기사가 눈길을 끈다. 그러고보니 내 주변의 연상녀 커플들 중에 누나로 부르는 연하남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저자는 이런 분석을 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중요한 건 나이 서열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이기 때문이다.(p.138)"


말 한마디로 울고 웃는 사례들이 가득하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참 흥미로운 사례들이었으며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심리학 책이었다. 말을 유창하게 하는 것보다 상대방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대화가 더 중요하는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다.

반응형
Posted by 테크리더
, |
반응형

시간과 권력의 역사 (양장)
국내도서>역사와 문화
저자 : 외르크 뤼프케 / 김용현역
출판 : 알마 2011.12.30
상세보기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달력'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책 초반부에서  2000년을 기점으로 달력에 관한 글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그 글들에서 다루고 있지 않은 내용들을 이 책에 쓰겠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처음 읽기 시작한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정말 난해한 책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앞부분에 율리우스력, 그레고리력, 공화력, 로마력 등 개인적으로 이름이나 겨우 들었거나 처음 들어봤던 달력들이 언급되고 있는데 대강 선후관계와 각각의 특징을 시대순서로 정리를 해주었으면 뒷부분의 이해가 더 빠르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또 고대 및 중세 동서양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음을 밝혀둔다.


그렇지만 인상적이고 흥미로왔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먼저 달력과 권력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달력의 내용은 지역의 경계를 넘어서거나 제도나 종교가 다른 경우에는 더 이상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의문시 될 수 있다(p.10)는 점이다. 더 나아가 시간을 공간에 비유하면서 독재자의 동상과 초상화로 뒤덮이듯이, 시간도 달력의 모습으로 뒤덮이면서(p.24) 권력의 드러낸다.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달력을 아무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고 있지만 바로 이 권력과 제도의 산물이라는 점을 알 수 있게 만든 대목이다. 7월은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기념하기 위해서 July로, 8월은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기념하기 위해서 August가 되었다(p.13)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태음력에서 태양력으로 바뀌게 되는 과정도 비교적 흥미롭게 서술되고 있다. 또한 기원전 4세기에서 3세기 경에 그나이우스 플라비우스에 의해 달력이 처음으로 인쇄되었으며(p.41), 이집트에서는 한 해의 모든 날에 대해 그 날이 길일인지 흉일인지 여부를 설명해 주는 문헌도 존재했다고 한다(p.43) 로마력이나 그리스력 등에서는 일주일이 10일, 9일 또는 8일이었던 반면에 그 이후에 유대-기독교의 영향으로 7일이 되었다(p.44)는데 그 당시에 달력은 모두에게 공개된 대상이기도 했지만 구두로 일정을 통보하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인 정보 전달 방법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p.48).

로마 공화정 시대에 달력은 축제의 기록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종교적인 축제와 비종교적인 축제를 포함하여 신께 예배하는 날은 노동을 해서는 안되고 기쁜 축제의 날로 지내야했다. 이를 기록하고 지키도록 한 것이 달력의 역할이었다(5장, 6장). 이 달력에 기록되는 축제는 거대한 의례적인 행사만 기재되는 기회를 얻었다(p.203). 9장의 내용에 따르면 달력이 기록될 수 있는 축제는 그 시대의 정치적인 영향이 많이 작용되었다. 축제를 달력에 표현하고 기간을 연장함으로서 축제의 의미를 높이는 등의 모든 영향은 지배자의 권력과 정치적 영향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달력에 기록된 시간은 공간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이유에서 저자는 다른 학자의 문헌을 인용하며 "달력의 역사는 권력의 역사다"라는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p.227).

7장과 8장은 달력을 역사의 기록물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으며 달력의 형태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10장에서는 일주일이 7일이 된 사연, 그리고 각 요일의 이름 제정, 기독교의 집회일이 토요일(유대교의 안식일)에서 일요일로 옮겨간 이야기 등을 흥미있게 읽을 수 있다.

몇년 몇월 몇일 이라고 하는 '현재 시간의 기록'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사용했지만 왜 이런 시간의 기록물이라고 할 수 있는 달력이 오늘날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는지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또한 이런 달력의 형태가 나오기까지 여러가지 환경적 요인들이 작용했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우리나라 조선시대, 고려시대, 삼국시대에는 어떤 달력을 썼을까 하는 궁금증이었다. 번역서인 관계로 
이 궁금증은 책을 읽는 동안 해결할 수는 없었다.

최근 읽었던 책중에서 가장 '어려운' 책이었다. 문장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한페이지에도 모르는 인물, 처음 들어보는 단어에 대한 설명이 툭툭 터져나오기 때문에 읽는 속도가 더뎠다. 물론 대부분 용어에 대해 번역자주가 달려있어 그나마 읽는데 조금은 도움은 되었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에 놀랄 수 밖에 없었고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조금이라도 쌓았다는 점에 만족한다.

책 마지막 장에 감사의 글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매사에 시간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시간을 알지 못한다. 많은 일이 달력에 적혀있지 않고 게다가 좋지 않은 때에 찾아온다. 남은 일은 우리가 가진 시간에 대해 감사하는 것 뿐이다. - (p.292)

반응형
Posted by 테크리더
, |
반응형

인간진화의심리학
카테고리 인문 > 심리학
지은이 P. D. 우스펜스키 (부글북스, 2012년)
상세보기

책 제목에 ‘심리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관계로 책 첫부분에서는 심리학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한다. 저자에 따르면 심리학은 ‘가장 오래된 학문’으로서 그동안 철학, 종교, 예술, 신비주의 등의 형태로 존재했었다고 한다. 심리학은 크게 두 분야로 나누어지는데 먼저 인간 현재의 모습을 발견의 대상으로 보고 연구하는 심리학 체계로서 과학적 심리학 분야가 있고, 인간을 현재의 모습이 아니라 장래 이룰 수 있는 모습을 바탕으로 파악하는 심리학 체계가 있다. 두 번째 심리학 체계가 이 책에서 언급하고자 하는 ‘인간의 가능한 진화(Psychology Man's Possible Evolution)라는 관점의 연구이며, 이 책의 원제목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 P.D.우스펜스키는 1878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출생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조지 구르지예프를 만나 함게 공부했으며 이 책은 그가 생전에 했던 강연 내용을 묶은 책이다. 강연 내용을 정리한 책이기 때문에 실제 강연을 듣는 듯한 논리정연한 느낌을 준다. 중간중간에 ‘지난 강연에서는’이라는 표현이 들어가는 것이 처음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었지만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그가 하는 강연이 빠지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이 책의 원제목인 ‘인간의 가능한 진화’라는 관점에서 심리학은 ‘인간의 가능한 진화의 원칙들과 규칙들과 사실들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정의될 수 있다(p.21). 여기서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은 과연 심리학과 진화가 무슨 관계가 있냐는 것이다. 저자는 진화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유전과 자연선택의 법칙에 따라 저절로 일어나는 진화는 없고, 인간이 자신에게 가능한 진화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또 의식적으로 노력을 기울어야만 진화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 p.23.

인간은 완성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인간을 '그냥 내버려 두면 성장하지 않은 상태로 늘 그대로 남거나 제 스스로는 성장하지 못하는‘ 내면의 어떤 자질들과 특징들이 성장하는 것(p.24)을 진화라고 정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진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인간 스스로가 특별한 ’노력‘을 기울어야 하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충분히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진화를 이루어가려는 인간이 ’어떤 방향‘의 ’다른 존재‘가 될 것인지를 배우고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른 존재‘가 될 수는 없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성숙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p.26)이다.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은 불공평한 처사이다. 따라서 인간은 다른 존재가 되기 위해서 먼저 자신이 현재 갖고 있지 못하지만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능력부터 획득해야 한다(p.29).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해 잘 모르며 자신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무지하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p.30).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인간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인간은 ‘기계’라고 정의한다. 즉, 인간은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움직임이 하나도 없으며, 외부의 충격과 영향에 의해서만 작동하는 기계라는 것을 의미한다(p.31). 하지만 인간은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뭔가를 하는 능력을 항상 자신의 것으로 돌리고 있다(p.32). 인간은 이러한 특성을 이해해야 자기 자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며 또한 만은 것들을 자신에게 이로운 쪽으로 바꿔놓기 시작할 것이다(p.33). 이 사실을 깨달아야만 인간은 자신이 기계이기를 거부할 수 있는 길들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새로운 능력을 확보하려면 반드시 그 전까지 그 사람이 자신의 내면에 소유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소유하고 있다고 착각한 그 자질들을 찾아내어 개발해야 한다. 많은 자질들 중에서 소유하고 있지 않은데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대표적인 자질은 ‘의식(consciousness)’이다(p.39). ‘지성(intelligence)’ 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각(awareness)'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의식은 결코 언제나 똑같은 상태로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다(p.41). 하덕규의 노래 ’가시나무‘의 노래가사처럼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다‘. 사람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순간에는 이런 사람이 되었다가, 그 다음 순간에는 또다른 사람이 되는 식으로 언제나 똑같은 것이 아니라 끝없이 변한다(p.34). 이와 마찬가지로 의식은 사람의 내면에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특별한 노력을 통해서 의식을 지속적으로, 또 통제가능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의식의 순간은 기억으로 머릿속에 남는데 모든 일에 대해서 다 기억하지 않는 이유는 의식을 가진 순간들만 기억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을 '자기공부(self-study)'라고 정의한 내용(이 책에서 언급한 두 번째 심리학의 정의)도 흥미롭다. 심리학은 천문학처럼 동떨어진 무언가를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라 나 자신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복잡한 새 기계를 연구하듯 인간이라는 기계를 연구하게 된다. 이 자기공부는 사고, 느낌, 본능 기능, 운동기능 등 4가지 기능에 대한 공부로 시작한다. 이러한 기능 이외에 인간은 쓸모없는 기능들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백일몽, 자기 자신과의 대화, 헛소리 등이다. 모두 통제불가능한 것이며 본인의 뜻과는 무관하게 저절로 나타난다고 하는데 이런 것들이 왜 쓸모없는 기능이라는 건지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인간의 의식은 크게 4가지 상태가 있다. ‘수면’, ‘깨어있는 의식’, ‘자의식’, ‘객관적 의식’ 등이다. 사람은 항상 수면상태에 있는데 수면 속에서 모든 것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잠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떻게 깨어날 수 있는가? 먼저 나 자신이 잠든 상태라는 것을 깨달아야만 깨어날 수 있다고 한다. ‘자의식’과 ‘객관적 의식’은 상당히 고차원의 의식으로서 이 단계까지의 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학교에서의 강도 높은 공부가 필요하다(p.78).

저자는 심리학에 대한 세 번째의 또다른 정의로 거짓말에 대한 연구‘라고 정의하였다. 의식의 4가지 상태에 따르면 ’객관적 의식‘의 상태에서만 절대적인 진리를 안다고 하였는데 그렇다면 진리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인가? 우리는 진리를 알 수 없지만 마치 진리를 안은 것처럼 꾸밀 수는 있는데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처럼 행세를 하지만 인간은 나 자신조차도 모르는 존재이다. 그래서 심리학의 또다른 정의로 거짓말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한 것이다.

인간은 '정수(essence)'와 ‘인격(personality)'의 두 가지 파트로 구분될 수 있다(p.86). 정수란 사람이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며, 인격이란 사람이 태어난 뒤에 얻어지는 것이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정수가 인격을 지배해야 하는데 인격이 정수를 지배하거나, 정수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성장이 멈춘 사람들이 생길 수 있다. 저자의 예로는 게임에 심취하면 정수의 성장이 멈출 수 있다고 한다(p.90). 이 게임이라는 것이 오늘날과 같은 컴퓨터 게임은 아니겠지만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단순한 놀이를 의미한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인간은 4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이를 응용하여 인간을 7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제안한 점이 인상깊다. No.1 카테고리는 운동 또는 본능센터가 지적 센터와 감정센터를 지배하는 사람이다. No.2 카테고리는 감정센터가 지적센터, 운동센터, 본능센터를 지배하는 사람이다. No.3 카테고리는 지적 센터가 감정 센터, 운동센터, 본능센터를 지배하는 사람ㄹ이다. 이 세가지 카테고리는 비슷한 수준이며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속해있는데 결국 No.1 카테고리는 육체적인 사람, No.2 카테고리는 감정적인 사람, No.3 카테고리는 지적인 사람을 의미한다. 좀더 고차원적인 인간 카테고리로 4가지를 더 언급한다. 학습을 통해 자의식을 이루고, 더 나아가 객관적인 의식을 가지고 영원한 ‘나’와 ‘자유의지’를 갖게 된 사람들의 형태이다. 이러한 일곱가지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종교, 예술, 과학, 철학 등 넓은 범주로 확대시켜 해석해볼 수 있다.

이 일곱가지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책의 마지막 부분까지 설명을 지속하고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심리학에 대한 지식이 짧기 때문에 이 저자가 말한 학설이 과연 어디까지 인정받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활용가치가 있는지를 학술적으로 평가하기는 힘들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인간을 기계로 치부하고 인간은 스스로를 알 수 없다고 단정한 것에 대해서는 일부 동의할 수 없다. 인간이 기계를 사용하려면 그 사용방법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하듯이 인간도 그 스스로를 잘 알아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근거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동의하지만 사람이란 기계와는 다른 점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저자의 주장대로 후천적인 학습을 통하여 더 나은 인간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더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또 일곱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인간 특성을 분류한 것에 상당히 공감이 가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특성을 가진 사람들인 두 개 이상 특성이 중복된 사람들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약간의 의문이 들었다.

지금까지 읽었던 심리학 관련 도서라고 하면 자기계발과 연관지어서 설명한 책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렇게 ‘쉬우면서도 어려운’ 심리학 책은 처음 읽어 본다. 줄간격도 상당히 넓고 약 250 페이지 밖에 되지 않아 2~3시간이면 끝낼 수 있겠다 싶은 것이 꼬박 하루를 읽고 정리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초반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철학이나 종교, 예술 등 상당히 포괄적인 범위를 아우르는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응형
Posted by 테크리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