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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된 평화
국내도서
저자 : 존 놀스(John Knowles) / 신소희역
출판 : 문예출판사 20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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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에 런던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1972년에는 영화로, 2004년에는 TV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던 작품이다. 고전에 반열에 오를 만도 한 이 작품은 인류에게 '전쟁'은 전쟁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인간의 관심과 관계, 그리고 시기와 질투심이 인간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16세 청소년의 시각에서 조명한다.



주인공인 진 포레스터는 데번이라는 학교를 다니며 기숙사에서 지냈던 학생이다. 이야기는 그가 15년 만에 학교에 방문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는 1942년에 데번 학교에서 지냈던 장면을 회상한다. 그해는 전쟁으로 인해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바로 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상급생은 입대가 확정된 상황이었고 하급생이었던 주인공의 또래들은 전쟁이 계속될지 말지에 대해 졸업 이후의 삶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주인공 또래들은 불확실한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여러가지 행동으로 반응한다.


주인공인 포레스터는 같은 방을 쓰는 피니어스에 대해 열 여섯 살 특유의 경쟁심을 느낀다. 자신이 공부를 하지 못하도록 만들기 위해 피니어스가 일부러 모임을 만들어 시간을 뻇는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나무에서 물에 다이빙하는 놀이를 하다가 피니어스가 추락하는 사고를 겪은 이후 장애를 갖게 되는데 그 일이 자신때문이라고 자책하기도 한다. 포레스터와 피니어스를 두 축으로 하여 그들의 친구들인 브링커나 레퍼, 쿼큰부시 등은 지금도 여전히 인간 사회에서 존재하는 여러가지 감정들을 보여준다.


우리 역시 용감하진 않았다. 전쟁에 서둘러 뛰어들 이유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도 육군 사병으로 입대할 생각은 없는 듯했고, 해군 얘기를 하는 사람도 몇 명 되지 않았다. 알아서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긴 전쟁이 될 거라고들 했으니까.  - p.185


열 여섯 살의 아이들은 전쟁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신들에게 어떤 미래가 주어져 있는지 내다보지 못한다. 전쟁이 끝나고 15년이 흐른 뒤 학교를 방문했을 때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두려움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어린 학생들의 마음에는 전쟁이 두려움이었던 것이다.


15년의 세월을 거슬러 뒤돌아보면서, 내 삶을 에워싸고 있던 그 두려움을 나는 이제 명확히 알아차릴 수 있다. 이는 다시 말해 그동안 내가 무척 중요한 임무를 성취했냈다는 의미일 것이다. 나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야 만 것이다.  - p.6


그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입대를 하기도 하고, 도피책으로 유학을 선택하기도 했다. 그 고민의 고통만큼 전쟁은 치명적인 것(p.116)이었다.


입대한다는 것. 과감하게 문을 박차고 나가 과거를 벗어나는 것. (중략) 그 모든 것을 나는 군대라는 거대한 가위로 잘라내버리길 갈망했다. 싹둑!  - p.115


장르 소설을 주로 읽어서 그런지 속도감있게 읽기는 힘들었다. 문장마다 많이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이 겪는 현실에 대해 공감하게 만든다. 출간된지 60년이 다되어 오는 소설이지만 지금도 여전히 우리 주위에는 전쟁으로 인해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있을 것이다. 전쟁은 아니더라도 자신 앞에 놓인 불확실한 미래에 절망하는 청소년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의욕을 심어주기에 이 소설은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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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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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 어느 은둔자의 고백
국내도서
저자 : 리즈 무어 / 이순영역
출판 : 문예출판사 201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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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몸무게 약 270킬로그램이다. 학교를 그만둔지 18년이 되었고, 최근 10년 동안 밖으로 나가본 일도 없고 3층 집에서 윗층으로 올라가본 일도 없다. 밖으로 다니지를 않으니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주문한다. 나의 유일한 낙은 먹는 것이다. 나는 은둔자이다."



편지를 통해 이 사실을 고백하는 것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전직 대학교수였던 아서 오프는 자신의 제자이자 사랑의 감정을 느꼈던 샬린 터너에게 편지로 대화를 시작한다. 하지만 대학을 그만두고 그는 자기의 본 모습을 숨기고 남에게 보이기 위한 자신만의 이상적인 모습을 만들어간다. 그러는 와중에 자기 자신은 철저하게 망가진다. 


샬린 터너는 대학 교수였던 아서 오프를 만나 애정을 느꼈지만 곧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는 바람에 편지로 마음을 털어놓는 것으로 대신한다. 그녀 역시 알콜 중독이며 결혼을 하여 아이까지 낳았다는 자신의 본 모습은 숨기고 꾸며진 모습으로 치장한다.


아서 오프와 샬린 터너 사이에 꾸준히 편지가 오고갔지만 그들 스스로 마음을 열지 못하고 결국 은둔자의 길로, 알콜 중독자의 길로 더 깊게 빠져들고 말았다. 하지만 샬린 터너가 아서 오프에게 부탁하고 아서 오프는 자신의 철저한 은둔자 생활을 고백하게 만드는 상황이 되면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간다. 거기에 청소전문업체의 파견직원인 욜란다와의 대화를 통해 생활에는 더욱 활기가 더해간다. 예기치 못했던 임신을 한 욜란다를 위로해 주는 과정에서 그는 마음의 문을 점점 열어간다. 샬린 터너의 아들 켈 켈러는 매일 술에 쩔어 사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무시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애정을 느낀다. 엄마가 이야기한 아서 오프와 편지를 주고 받고 소통해 가는 과정에서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내 삶을 통틀어 나처럼 외로워 보이는 사람을 딱 하나 만났는데, 그게 바로 샬린 터너였다. 그녀를 만난 순간 나는 생각했다. 당신도? 샬린의 눈빛에서 그녀 역시 외로워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때 샬린은 나보다 더 외로워했다. 난 그걸 느낄 수 있었고 그래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 p.358


모든 소설들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이 소설에 나오는 4명의 주인공들은 각자 상처를 갖고 있으며 외부 사람들과의 소통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작가는 그 과정에서 느끼는 아픔들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숨기고 싶은 자기 사생활이 욜란다에게 노출되는 상황에 등장하는 아서 오프의 엉뚱한 모습들이 흥미롭다. 특히 그 사생활이란 먹는 것을 즐기는 모습이다.


위로가 필요해서 나를 위한 만찬을 준비했다. 코코넛과 마차다미아와 화이트초콜릿으로 만든 쿠키, 땅콩 엠앤엠 한 그릇, 씨앗과 곡물과 짭짤한 소금을 듬뿍 입힌 베이글 몇 개, 버터와 크림치즈를 듬뿍 바르고 빨간 즙이 흐르는 토마토 한 조각을 얹은 베이글 한 개, 전지유 한 주전자와 그 옆에 놓인 키 큰 유리잔 하나, 오레오 쿠키가 덮힌 초콜릿 케이크, 햄버거 세 개와 감자 샐러드와 7번가에 있는 식당에서 주문한 크림 시금치. 그 시금치를 스토브 위에서 데우고 한가운데 크림 치즈를 약간 얹었다. 깨끗한 녹색 바다 위에 흰색.  - p.53


나를 위한 만찬이라고는 했지만 그가 먹는 음식 이야기가 가끔 등장할 때마다 한편으로 씁쓸한 느낌과 함께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단절한 대신에 그가 자기 자신을 망가뜨리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각자 상처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 상처를 극복하고 세상에 마음의 문을 여는 이야기. 인생에서 느껴지는 무게를 나눠가지려는 노력을 통해 내 상처를 치유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상처까지 치유시키는 능력자들의 이야기. 인생의 핵심을 피하고 중요하지 않은 무언가에 심취해 있다가 정말 중요한 것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마침내 극적으로 샬린이 서로를 선물로 주었다는 것을 깨닫는 켈러. 이 책 속에 담겨진 이야기들을 통해서 점점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나이에 내 짐을 덜 수 있겠다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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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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