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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서 실수한다
국내도서
저자 : 민성원
출판 : 예담friend 201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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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서 실수한다'라는 책 제목 문장을 보면 '엄마니까 실수할 수도 있다' 또는 '엄마니까 실수해도 괜찮다'는 뉘앙스가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나 예상했다시피 엄마라서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을 실수하지 않도록 보완해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자녀를 기르다보면 몇년 전으로 되돌아가면 정말 잘 키울 것 같은데 하는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가수 이적의 어머니이자 육아전문가인 박혜란 님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이라는 책을 썼겠는가.



대략 이 책에서 언급한 주요 사례들은 초등학교때는 우수한 성적이었고 별 문제가 없었으나 상급학교에 진학하면서 문제가 생긴 경우들이 많다. 주로 대입시 준비 과정에서 성적이 떨어지는 등 학부모들의 고민들을 해결해 주는 방향으로 내용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1차적인 주요 독자들은 대입시를 준비하는 중학생 이상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초등학생 학부모들이나 미취학 아동을 둔 부모들이 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미리 알아두고 준비하는 것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 허둥대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


이 책은 부모로서 아이들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오해나 편견, 착각들을 밝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다 시킬 것이라는 다짐, 머리는 좋은데 공부는 안한다는 생각, 나쁜 친구에게 물들었고 자신의 자녀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편견 등 부모는 아이에 대해 믿고 싶은 대로 믿는 오해를 저지른다는 점을 지적한다.


책의 사례들을 읽다보면 자녀교육의 문제는 대략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나타나는 것 같다. 아이들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쯤 자아를 찾아가기 시작해 이 때 아이들은 부모나 교사를 비롯한 어른들보다 또래 집단에게 주로 영향을 받는다(p.78)고 한다. 따라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 부모와의 애착관계를 잘 형성하고 자녀의 취향과 잠재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공부가 힘들다는 고정관념을 부모가 먼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 하거나 불쌍해 한다. 그래서 '지금은 힘들지만 나중에 다 보상받을 거야. 좋은 대학도 가고 좋은 직장도 가고'라는 식으로 위로한다. 하지만 공부에 대한 보상은 나중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열리는 열매(p.148)라고 생각해야 한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밀려드는 기쁨, 얕은 유혹을 물리치고 스스로 목표한 것을 해냈다는 대견함, 그렇게 마음 한쪽에서 자라나는 자신감 등 이 모든 것이 공부에 대한 보상인 것이다. 따라서 공부는 지루한 것, 어려운 것, 하기 힘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학부모들부터 버리고 아이들에게도 어릴 때부터 환기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아이가 공부를 좋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공부를 많이 시켜야 한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많이 해야 하니까 어린 시절에는 공부를 하지 말고 놀아야 한다는 말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어릴 때부터 축구를 좋아하던 사람이 나이 든 후에도 조기 축구회에 가입한다. 그런데 엄마들은 공부를 많이시키기를 주저한다. 공부는 힘들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공부를 많이 시킨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조차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것으로 만족하곤 한다. 하지만 잔소리로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공부를 많이 시켜야 공부가 재미있어 진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 것처럼 공부도 하던 놈이 한다.  - p.150


최근 지나친 사교육과 관련하여 문제되고 있는 선행학습에 대해서는 다소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한다. 즉 아이가 어느 정도 실력을 갖췄다면 다음에 배울 내용을 궁금해 하고 그에 대비하고 싶어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므로 아이에게 맞는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p.35)는 것이다. 다만 아이의 실력이 받쳐주지 않는 데 무조건 선행을 하려 들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즉 선행학습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현재 내 아이가 선행학습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 안되는지부터 아는 것이 중요하다(p.219)고 할 수 있다.


학부모들사이에서 요즘 문제되는 고민꺼리 중의 하나가 스마트폰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요점은 초등학생 자녀라면 처음부터 스마트폰을 사주지 말고 지금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면 피처폰으로 바꿔주라고 조언한다. 이도저도 안된다면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하는 방법을 통해 최대한 스마트폰에서 멀리하도록 하는 교육방침을 제안한다. 흔히 아이들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고 학부모들이오해하고 있는데 실상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학생들도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아이들만의 계획과 목표를 세우게 하고 그것을 수행해 수행해 나가는데 집중한다면 스마트폰이라는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엄마들 사이에는 같은 학부모들끼리 모이는 커뮤니티에서 교육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그 커뮤니티에서 오가는 모든 정보를 다 사실로 믿지 말고 내 아이에게 집중해서 필요한 정보만 선별해서 들을 것을 제안한다. 학부모 커뮤니티에서 오가는 이야기들의 중 많은 정보는 과정되거나 부정확한 정보라는 점을 명심하라는 것이다. 특히 '팔랑귀' 엄마들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불안한 귀가 팔랑거려 엄마 커뮤니티에 더욱 집착하고 학원에서 주최하는 설명회마다 쫓아다니게 된다. 그러다보면 아이가 받아야 하는 사교육 숫자도 늘어난다.  - p.168


마지막 4부에서 '교육이 미래다'라는 제목을 통해 인상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 국민소득이 8만달러인 스위스나 6만달러인 스웨덴처럼 국민소득이 높아져야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풍족하게 살 환경이 되고 교육열이 과열양상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만으로도 정규직으로 입사할 수 있는 제도마련은 지금도 가능하다고 하면서 기업 연계 직업학교(p.295)를 제안한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이 특목고를 하나고를 설립할 것이 아니라 하나상업고등학교를 만들어 그 졸업생을 자기 은행에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삼성은 삼성전자공고를 현대는 현대기계공고를 만들어 회사 특성에 부합하는 전문 커리큘럼과 강사진을 통해 정규직 입사를 지원한다면 값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에 다니려는 비율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한다. 자사에서 직접 설립할 수 있는 여력이 없더라도 기존의 학교와 연계하여 게임회사면 게임 프로그래머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학교에 제공하고, 연예인 매니지먼트 회사는 엔터테인먼트 교육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


일단 큰 자녀가 6세로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내 상황에서 조금은 일찍 읽은 감이 없지 않다. 앞으로 5년뒤, 10년뒤 우리나라 교육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점에서 향후 학부모가 되고 아이들의 진학에 고민이 깊어질 때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는 저자가 본문에서 언급한 책들이다. 나중에 참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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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입학사정관제의 폐해를 언급한 책(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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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목고가 아닌 일반고에서 공부하여 서울대에 진학한 사례(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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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학년 공부, 책읽기가 전부다
국내도서
저자 : 송재환
출판 : 예담 201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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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큰 아이가 6살이 되고 곧이어 몇해 뒤에 두 아이가 더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막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내 나이를 계산해 보니 50을 훌쩍 넘기게 된다. 지금도 시작이 되고 있지만 그 나이되면 노안이 점점 진행될 것이고 책 보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 한살이라도 젊을 때 육아도서를 비롯해서 많은 책을 봐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나 육아도서는 공부해 두어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의 제목과 마찬가지로 초등학교 1학년 공부는 책 읽기가 전부라지만 인생의 후반전에 필요한 평생학습 역시 책 읽기가 전부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릴 때 그나마 독서습관에 잡혀 있었던 듯 하다. 초등학교생 시절 ≪월간 새벗≫이라는 잡지를 계속해서 구독해 주셨고, 각종 세계문학전집, 세계위인전집, 한국위인전집 등 전집류는 기본이고 생일선물이나 특별한 날에 동화책을 꼭 사주셨던 기억이 난다. 언젠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버지 손을 잡고 가서 산 명심보감과 채근담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책만 산다고 대수겠는가. 읽어야지. 독후감을 어떻게 쓰라든지, 독서계획표를 만들어서 계획적으로 읽으라든지 등의 책을 읽는 것에 대한 교육은 따로 받지 않았다. 하지만 나름대로 책상에 앉아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 최소한 거부감은 갖지 않게 되었다. 그 버릇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듯 한데 저자도 책에서 이점을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다. 바로 독서습관이라는 것. 어릴 때 책을 가까이 하지 않으면 커서도 가까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별히 초등학교 시절에 책읽기를 강조하는 이유는 이 시절이 배우는 어휘량이 급증할 때이고 상상력과 호기심이 폭발하는 시기인데 이 시기에 많은 책을 읽어 간접 경험을 하게끔 하지 않으면 학년에 올라가면서 점점 학습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말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영어유치원을 비롯하여 영어학습을 강요한다든지, 지나친 선행학습으로 학습의욕을 떨어트리는 등의 행위는 정말 위험하다는 것이다.


지혜로운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바로 독서습관이요, 책 읽는 부모가 책 읽는 아이를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가 또 하나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읽기 독립'이다. 읽기 독립은 한글을 뗀 다음, 누군가 책을 읽어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책을 읽는 걸 의미한다.(p.52) 이때 부모는 책 읽어주기를 갑자기 멈추지 말고 시간을 정해서 지속적으로 읽혀주되 스스로 책을 읽는 시간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년에 올라갈수록 공부에 두각을 나타내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독서습관을 잘 들인 아이들이다. 저학년 때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고학년이 되면 드디어 독서 습관의 거대한 실체가 드러난다.  - p.59


책에는 이 시기에 읽어두면 좋을 동화 중심의 도서 목록들이 제시되어 있다. 또한 아이들의 창의적인 독후감 사례를 제공하여 정말 아이들에게 필요한 독서교육이 무엇인지 이해하게끔 한다. 초등학교 학생들에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 사회라고 한다. 그 이유는 사회라는 과목은 배경지식이 많아야 쉬운 과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배경지식은 직접 경험이 가장 좋겠지만 책을 많이 읽어야 생기는 경우가 많다.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일수록 사회가 재미있으며 제일 쉽다고 말한다고 한다. 또한 이 배경지식은 사회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과목에 반영된다. 예를 들어 2학년 수학시간에 저자가 '길이재기'를 가르치는데 한 아이가 '이 임금님은 왜 옷을 벗고 있어요?'라고 물어보더란다. 알고 보니 교재내용에 ≪벌어벗은 임금님≫을 소재로 하여 단원 도입부분을 설명하고 있었는데 아이는 이 동화책을 읽지 않아서 전혀 내용을 알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요즘 세대 아이들은 TV나 컴퓨터 등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자극에만 익숙해져 있다. 영화를 하거나 게임을 하면서 2시간 집중할 수 있지만 책을 읽으면서는 20분도 집중하기 힘든 것이 요즘 아이들이다. 그 버릇이 어른까지 간다면 책을 본다는 것 자체에 상당한 거부감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TV나 게임과 같은 것이 우뇌만 자극한다면 책 읽기는 대표적인 좌뇌 활동이지만 우뇌와 좌뇌를 골고루 자극한다. 일단 화면을 보거나 소리를 들으면 그 주어진 데이터에 집중하게 되지만 문자를 통한 습득은 단어를 이해해야 하고 문장을 이해해야 하며 그 문맥의 상황이 어떤지를 이해해야 하고 전체 줄거리와 주제, 주장하려는 바가 무엇인지 등을 전반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상당히 고난이도의 작업이 요구되는 것이다.


책 읽기가 중요하다고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독서를 강요해서는 안될 것이다.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책에는 실제 아이들이 작성한 독서기록장이나 유용한 도서목록 추천 등을 통해 직접 아이들에게 적용해 볼만한 정보들을 알차게 제공한다. 저자는 초등학교 교사로서 최근에 여러 권의 육아 독서교육 관련 책을 집필하였다니 다른 책도 더 찾아서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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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선행학습을 금지해야 할까?
국내도서
저자 : 열린사회참교육학부모회
출판 : 베이직북스 201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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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력고사를 보고 대학교에 입학한 세대이다. 그러니까 20여 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때의 교육과 지금의 교육은 대입시 하나만 보더라도 상당히 많이 변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요즘은 사교육에서 더 나아가 선행학습이라는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고 있는데 내가 보냈던 고등학교 시절의 기억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1학년때 개인적으로 국어시간의 고문에 관심이 있었는데 당시 고등학교 3학년에서 배우는 훈민정음 서문과 용비어천가 일부분 등을 라디오 교육방송을 통해 들으면서 2년 앞서 '선행학습'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선행학습은 나 스스로 고전문법에 관심이 많아서 정상적인 학습과정과는 별도로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한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의 선행학습은 어떤가. 학생들의 관심이나 능력, 수준 등을 고려하지 않은채 남들이 하니까 우리 아이도 해야지 하는 부모들의 지나친 관심으로 인해 학생들은 지나친 스트레스로 인해 학습의 효과는 둘째치고 학교에서 제대로 된 인성교육이나 사회교육 등의 전인교육을 할 수 없도록 조장하고 있다.



선행학습의 규제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막상 내 아이만 시키지 않는다면 경쟁에서 뒤쳐질까봐 그것이 두려운 것이다. 선행학습은 단지 예습의 차원을 넘어선다. 책에서는 예습과 선행학습을 직관적으로 구분하고 있다.


예습은 수업을 잘 듣기 위해서 수업 얼마 전에 준비하는 것이고, 6개월에서 심지어 2~3년 정도의 교과과정을 미리 당겨서 배우는 차원에서의 선행학습은 수업 자체를 불필요한 것으로 뛰어넘어버리는 것이다.  - p.51


정말 명확한 구분이 아닐 수 없다. 아직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는 내 입장에서 아직 선행학습이나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 등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의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기에는 시기가 이르질 않나 생각도 든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또 또래의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전혀 이르지 않다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된다. 이제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들에게 영어학원은 기본이고 논술학원을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 상위권 대학 입학의 지름길이라고 알려진 특목고에 입학하기 위해서 초등학생때부터 사교육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다. 어찌보면 나의 이런 순진한 발상을 저자들은 이런 식으로 꼬집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을 좋은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자라는 것이 좋다는 건강한 교육관은, 자녀가 중학교에 들어가 첫 번째 중간고사의 성적표가 나오는 순간, 그야말로 순진한 교과서적인 생각이었다는 자괴감으로 바뀌면서 사라지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다.  - p.30


저자들은 선행학습의 금지를 주장하면서 그 대안으로 공교육 정상화를 목적으로 한 교육의 질 향상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저자들이 선행학습의 금지를 주장하는 이유는 지금의 선행학습이 학생들의 수준과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그러한 선행학습은 학생들의 창의성을 말살하고 능동적인 학습을 저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p.59).


학교는 그 체제를 바로 세우고 잘만 운용한다면 가정에서 할 수 없는 감성 교육과 도덕 교육,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질서와 사회라는 공공 개념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고, 또한 살아가는 태도를 정립해주는 전인교육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기관이라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 p.54


공교육의 질 향상과 함께 학부모들 스스로가 인식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p.60)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교육기관의 진정한 목표인 인성교육을 위한 방법으로 독서를 제안하기도 한다. 그리고 책 마지막에서는 사교육의 대안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주장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학부모들이 보고 실천해야 할 대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족들이 책 읽는 분위기에서 자란 학생들은 책 읽기를 습관화하기 마련이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과 함께 책 읽는 독서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독서정책이나 강력한 구호보다 중요하다. 책 읽는 것 자체가 즐거운 '경험'이 되고, 또한 생애에 걸쳐 함께 할 '문화'로 자리 잡는다면 인성교육을 실천하는데 바탕이 될 것이다.  - p.115


스스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국제고등학교에 입학했다는 학생의 인터뷰 내용에서도 독서는 강조된다.


부모님께서는 언제나 제가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셨어요. 집에 가면 방마다 커다란 책장이 있고 책이 꽉 차 있었어요. 부모님께서도 언제나 독서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저는 자연스레 책을 접하게 되고 공부할 마음이 생겼어요. 그렇게 해서 어릴 때부터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었어요.  - p.216


책에서는 공교육의 체질을 개선하는 실질적인 방법도 제안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공교육도 서비스 마인드를 갖출 것을 주장한다. 경직된 조직 운영 스타일도 바꾸고, 사업적인 마인드로 기획하고, 교사들을 강의력 중심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인지교육에서 공교육의 경쟁력이무너지면서 인성교육에서의 공교육에 대한 지지도도 함께 무너졌다고 저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정말 공감이 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저자 그룹중에 실제 학교 교사였던 분이 썼을 것으로 추측되는 공교육 현장의 모습을 책 내용 중에서 옮겨본다.


수업의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하여 밤새 보충 학습물을 준비한 교사가 눈총을 받고, 복사기 사용에 대해 결재를 받게 해서는 안된다. 행정은 수업 서비스를 방해할 것이 아니라 도와야 할 것이다. 수업 서비스의 질이 높은 교사는 그 능력을 인정받고, 나아가 교사의 '교사'가 될 수도 있는 통로를 마련해 주어야 하며, 또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그들의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인터넷 동영상을 제작하여 배포하는 등의 적극적인 지원을 해서 학교의 '스타 강사'가 될 수 있는 통로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더 이상 교사를 행정적인 능력으로만 평가해서는 안된다.  - p.137


제목에서와 같이 책 내용 전반적으로 선행학습의 폐해에 대해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부모들은 자기 아이들이 성적경쟁에서 소외될까봐 학생들의 요구와는 상관없는 선행학습을 시키고 있다. 나 역시 앞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할 자녀를 둔 상황에서 사교육과 선행학습의 필요성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책에서 말한 것대로 사교육은 공교육의 부족한 점을 메꾸고 보충하는 선에서 그 역할을 끝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학생들의 자기주도적인 학습이야 말로 사교육의 진정한 대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선행학습의 폐해를 교육현장에서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이라도 얼마든지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권리가 존재하겠지만 공교육의 붕괴에 조금이라도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차마 선행학습 규제나 금지에 토를 달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당사자인 학생이 불행하고, 교사가 절망하고, 학부모가 가정파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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