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 카페, 오정은, 디아망] - 감성 로맨스 미스터리
|
주요 등장인물이 10명이 채 되지 않은 단촐한 캐릭터 구조였지만 읽는 내내 전체적인 틀을 이해하고 결말을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소설이다. 또한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비상식적이고 비과학적인 일들이 벌어지면서 현실과 가상세계를 혼동하게 만드는 소설이기도 했다. 더 나아가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환상인가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현기연은 주변 물건들을 항상 잘 잃어버리는 인물이다. 급기야는 자기 집을 찾아왔던 거래처 남자직원을 잃어버리는 일을 경험하게 된다. 현기연을 만난 김춘분이라는 할머니는 현기연이 잃어버린 그 남자가 5주 뒤에 광화문 광장에서 반나체로 등장했다며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한다. 더 나아가 현기연이 그동안 잃어버렸던 물건들이 할머니 집으로 도착했다는 것이다.
현기연은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근무하는 직원이었는데 거래처 직원과의 스캔들로 해고를 당한다. 울적한 마음에 거북이를 키우려고 구입하는 과정에서 거북이의 고향이 미시시피라는 말을 가게 주인으로부터 듣는다. 한편 일자리를 구하면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는데 카페 주인이 바로 거북이 고향이 미시시피라고 알려준 그 남자임을 알게 된다.
연우완은 항상 실패를 거듭하는 화장품 회사 사장이다. 부모가 물려준 회사를 제대로 경영하지 못해 항상 주변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있어 회사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시 새롭게 하기 위해 새로운 일을 벌이는 과정에서 재밌는 영화 소재를 떠올르게 된다. 그런데 하필 그 영화 아이디어가 저작권에 이미 등록된 내용임을 알게 되고, 더 나아가 저작권자는 바로 고등학교 동창인 현기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떻게 똑같은 생각의 영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는지 서로 궁금하게 여겨질 수 밖에 없었고 이야기는 흘러흘러 현기연이 납치를 당하기에 이르른다. 연우완, 미시시피, 김춘분은 현기연 구출작전에 나서게 되고 그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솔직히 그다지 흡인력 있는 스토리는 아니었다. 나의 기억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된다든가, 물건이 이동한다거나, 또는 블랙홀과 화이트홀이라는 과학 용어를 써가며 상상하게 만드는데 솔직히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SF소설이 아니니 과학적 근거를 대라고 비난할 수도 없고 스릴러를 지향하는 소설이 아니니 사건의 개연성을 증명해 보라고 할 수는 없을 듯 하다. 그저 약간의 SF나, 스릴러, 미스터리 등 장르소설적인 특징들이 조금씩 버무려진 상태에서 추리나 상상을 하게 만드는 잔잔한 재미는 느낄 수 있었던 소설이다.
저자가 드라마 작가라고 하니 책 자체는 드라마 소재로 쓰기에 흡인력이 있을 것 같다. 다만 지적했듯이 책에서 등장하는 여러 사건들에 대한 개연성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독서노트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 자와 죽은 자, 넬레 노이하우스, 북로드] - 장기이식을 둘러 싼 흥미진진한 추리 (0) | 2015.06.17 |
---|---|
[노량에 지다, 조열태, 퍼스트북] - 이순신과 노량해전의 진실을 파헤치는 팩션추리소설 (0) | 2015.06.14 |
[벨과 세바스찬, 니콜라 바니에, 밝은세상] - 8살 아이와 개의 우정이 전해주는 감동 (0) | 2015.05.25 |
[바람의 노래, 박경숙, 문이당] - 하와이 이주민들의 격동의 세월 (0) | 2015.05.23 |
[검은 수련, 미셸 뷔시, 달콤한책] - 같은 공간을 살았던 세 여인의 환상 이야기 (0) | 2015.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