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사회, 최환석, 참돌] -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차별을 이해하라
|
최근에 일어난 갑질 사건이라면 '땅콩회항' 사건이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그 이후에도 크고 작게 여러가지 형태로 갑질 행세를 하는 일들이 있었겠지만 우리의 뇌리에 깊게 박혀 있는 사건은 역시나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일 것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언급한 대로 마카다미아 한 봉지가 한국 사회를 뒤흔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갑질을 그냥 사회가 발전하고 진화해가는 과정 중에 생겨난 하나의 현상이라고 바라보기에는 너무나 큰 부작용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보다는 그 배후의 기전을 이해하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를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말하는 갑질의 가장 직접적인 심리적 기전은 '차별'이다. 즉 나와 너는 다르다는 인식인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인식이 팽배해 있다는 것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장애인이나 성적소수자 등 불평등하게 차별받던 계층간의 격차가 많이 완화되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우리들에게는 점점 평등한 사회가 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시간과 장소를 막론하고 다양한 분야의 역사적 사건들을 언급한다. 또한 여러 학자들이 언급했던 이론과 사례들을 인용하면서 갑질이 단지 어쩌다 생긴 하나의 사회 현상이 아니라 사회 깊숙히 숨어있는 문제들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생겨난 부작용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개인적으로는 불평등과 차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민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망라한 백과사전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로 갑질의 기저 현상인 불평등과 차별에 대해서 심도깊에 논의하고 있다. 그저 무심코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닌 우리 사회의 병폐를 잘 지적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우리 사회와 나라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깊이있게 고민하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독서노트 > 인문·사회·고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딸에게 필요한 일곱 명의 심리학 친구, 이정현, 센추리원] - 나를 이해하고 내 편을 들어주는 친구는 누구인가 (0) | 2015.07.17 |
---|---|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스티븐 존슨, 프런티어] - 혁신은 또다른 혁신을 낳는다 (0) | 2015.07.12 |
[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이케우치 사토시, 21세기북스] - 이슬람국가(IS)의 변천과정과 미래 (0) | 2015.04.18 |
[부시맨과 레비스트로스, 최협, 풀빛] - 문명과 야먄의 진정한 의미 찾기 (0) | 2015.01.26 |
[미적체험과 예술교육, 서울문화재단 엮음, 이음스토리] - 미적체험을 강조하는 창의예술교육 (0) | 2015.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