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의 하루, 오네쿠보 아케미, 김영사] - 쉽지 않아 보이는 일본 천황의 일상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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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에 처음 일본(교토)에 가본 이후로 지금까지 5회 여행을 했었다. 많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일본인의 내면에 대해 조금은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워낙 지하철 시스템이 발달되어 있는지라 시내 중심으로 도보 여행을 하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된다. 또 한국방송통신대학교와의 인연으로 일본학과를 졸업(2009년)하기까지 2년 여 동안 일본어를 비롯하여 일본 역사, 사회, 문화,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과목을 공부하면서 일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가졌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국제적인 관계가 지금은 상당히 격앙되어 있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기를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다.
일본에 관한, 그리고 천황에 관한 책이기 때문에 일본의 역사나 지명 등의 용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책 앞부분만 잠깐 보아도 신덴즈쿠리, 헤이안 시대, 다이묘, 와카 등 앞서 일본학을 공부했다고는 했지만 예전에 공부할 때 들어본 말이기는 한데 무슨 뜻이었는지 가물거리는 것들이 많았다. 또 한편으로는 관심있게 공부하던 때가 떠올라, 아 내가 이런 걸 공부했었지 하면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 좀더 열심히 공부해둘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 <천황의 하루> 메이지 천황의 일상생활을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메이지 천황은 1867년에 열다섯에 나이로 즉위하여 막부세력을 타도하고 왕정복고를 이룩한 메이지 유신의 주인공이다. 1912년까지 재임하면서 청일전쟁, 러일전쟁을 일으켰고 우리나라를 무력으로 강제병합하는 등 동아시아에 아픈 역사를 간직하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책은 메이지 천황의 기상부터 잠자리에 들때 까지의 하루 일과를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큰 제목들만 간단히 읽어보아도 천황의 하루를 대략 상상해 볼 수는 있다. 나이기의 긴 아침(1장), 학문소의 우아한 오전(2장), 나이기의 기나긴 점심 시간(3장), 학문소의 나른한 오후(4장), 나이기의 떠들썩한 저녁 시간(5장), 취침에 드는 궁전(6장). 6장까지가 천황의 일과를 설명한 부분이고 7장(변모하는 황실)은 메이지 천황 이후의 변화해가는 황실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조선왕조가 무너진 이후에 별다른 준비없이 곧바로 공화국 체제로 들어갔지만 일본은 상징적 천황이라고 하더라도 천황제를 포기하지 않고 그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현대적 문화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느껴져서 한편으로는 부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일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면에서 관심을 갖고 있었던 차에 좋은 책을 흥미롭게 읽어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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