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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단지 나에게 주어진 삶에 대해 고민하고 목표와 계획을 세우던 미시적인 삶에서 가시거리가 상당히 길어지고 거시적인 관점을 갖게 되었다고 고백할 수 밖에 없다. 우주의 역사가 138억년이라고 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현대사회라고 칭하지만 지금의 역사만큼 긴 역사가 앞으로 이어진다고 할 때 인간이 지구에서 사는 100년 가까운 시기는 그저 보이지 않는 점에 불과할 것이다.


일단 먼저 지구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도시화로 인해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2050년경에는 전체 인구의 70%가 도시에 살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인구의 증가와 감소는 또다른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인구가 증가하고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경제활동은 CO2의 증가를 야기하고 있고, 각종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책에서 저자는 CO2 농도에 대해서는 두가지 시각이 언급하고 있다. CO2 농도를 산업혁명 이전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20세기 세계 기후가 '최적'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고 또한 현재 환경의 문제는 인류가 일으킨 변화의 속도가 과거에 일어났던 자연적인 변화의 속도보다 빠르고 그래서 자연세계가 적응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생겨난 문제라는 관점이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상당히 기술에 대해서 긍정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지금까지 신기술이 없었다면 이전 세대보다 더 나은 삶을 살도록 해준 것들 중에 상당수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p.85)이라며, 기술의 방향을 현명하게 이끌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기술이 주는 단점을 최대한 피하면서 혜택을 얻는 것이 인류의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문제가 제기되는 GMO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나 역시 최근 우리나라에서 불고 있는 GMO에 대한 위기 의식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다.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이러한 유전자 조작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소개한다. 2011년 네덜란드 연구진과 미국 위스콘신 연구진은 더 악성이고 전염성도 강한 H5N1 독감 바이러스를 너무나도 쉽게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p.101)고 한다. 즉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돌연변이보다 한 걸음 더 앞선 상태를 유지한다면 늦지 않게 백신을 만들어내기가 더 쉬워질 것이라는 이유로 정당화되고 있다. 하지만 뜻하지 않고 바이러스가 새어나가 피해를 줄 위험성이나 생물학적 테러에 쓸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테슬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와 기업들이 매진하고 있는 자율주행차에 대해서는 희의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다시 말히 완전 자율주행차가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보다 더 안전할까라는 문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자율주행차로 인해 자동차를 소유하기보다 빌리고 공유하게 되는 현상이 많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반론을 제기한다. 즉 자신이 차를 갖고 싶어 하는 욕망이 과연 사라질 것인가(p.128)라는 의문인 것이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으로 넘어간다. 책의 저자는 단지 인공지능 로봇과 같은 인공지능의 근미래적 구현 결과에 주목하지 않는다. 인공지능과 함께 윤리문제, 개인의 정체성 문제로 확대시킨다.


더 나아가 저자는 지구에 국한되어 있던 시각을 우주로 넓히고 있다. 책장을 넘길수록 저자의 먼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에 놀라게 된다. 과연 외계인은 존재할까.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상상하는 머리가 하나 있고 팔다리가 있는 그런 외계인은 아닐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물이 정말로 생명에 필수적인지 아닌지도 우리는 알지 못한다(p.177).


우리는 생명이 우주의 어디에서 출현하고 어떤 형태를 취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대할 때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지구형이 아닌 행성에서 지구형이 아닌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p.177


우주 진출의 문제는 국가가 나설 문제라기보다 민간기업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제안한 점도 신선하다. 일론 머스크의 기업 스페이스 X나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블루 오리진 같은 기업들이 앞으로 유인 탐사 계획의 최전선에 서야 한다(p.189)고 주장한다. 


또 하나 저자가 주장했던 신선한 생각은 우주 식민지 사업에 대해 비판한 점이다. 스티븐 호킹이나 일론 머스크는 화성에 대규모 정착촌이 건설될 것이라 주장했다고 한다. 사실 화성이나 다른 행성에 인류가 진출하는 이유는 결국 지구가 가진 한계점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우주가 지구의 문제들에서 벗어날  탈출구를 제공한다는 생각은 위험한 망상(p.193)이라고 한다. 


우리 태양계에서 남극대륙이나 에베레스트산 꼭대기만큼이라도 온화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은 지구 외에 어디에도 없다. 위험을 회피하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차선책'같은 것은 없다.   - p.193


우리보다 훨씬 더 후대에 살게 될 인류와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태양의 사멸을 목격하는 존재가 있다면, 그들은 인간이 아닐 거시다. 우리가 벌레와 다른 만큼 그들은 인간이 아닐 것이다. 이곳 지구와 먼 바깥에서 이뤄질 인간 이후의 진화는 우리에게까지 이어진 다윈 진화만큼 길게 이어질 수도 있으며, 더욱 놀라울 수도 있다.   - pp.227 ~ 228


빅뱅은 단 한번이 아니라, 먾아 일어났을 수도 있다.. 이 다중 우주는를 이루는 각 우주는 식는 속도가 서로 달랐을 수도 있고, 그릭하여 아마 서로 다른 물리 법칙의 지배를 받게 됐을 수도 있다.    - p.233


21세기 물리학의 도전 과제 중 하나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하는 것이다. 첫번째, 빅뱅이 하나가 아니라 여럿일까? 두번째 질문은 빅뱅이 여럿이라면 모두 같은 물리학의 지배를 받을까?


정말 흥미로운 질문이다. 내가 죽고 나서 한참 뒤(예를 들어 1억년 뒤)를 생각할 필요가 뭐가 있을까. 그 필요성의 유뮤를 떠나 이 책은 그와 같은 먼 미래의 인류, 지구, 우주를 상상하게 만든다. 내 주변 앞가림으로 아웅다웅하며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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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의 인구 동향을 대표하는 특성은 '고령화'와 '저출산'이 아닐까 싶다. 결국 이 현상에 계속되다 보면 그야 말로 '텅 빈 지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하게 되었다. 중국을 넘어 곧 세계 인구 1위 국가가 될 인도 마저도 저출산 현상이 이어질 것이며, 결국은 전 세계 모든 나라의 인구가 감소하면 결국은 지구에 남아있는 인구는 몇이나 될까 하는 극단적인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인구의 변화는 인구 변화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치나 경제, 환경에 이르기까지 줄어드는 인구로 인해 여러 가지 변화를 겪게 된다. 문제는 더 좋은 사회가 될 것인가 하는 점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인구의 감소로 인한 문제점을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제시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문화 주의'의 신속한 도입을 제시한다.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 중 하나는 대체 인력을 수입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 p.17


민족주의적인 성향을 중요시 하는 우리나라에서 과연 이러한 다문화 주의가 확산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국가란 과연 앞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도 들게 된다. 


민족주의에서 먼 나라일수록,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일은 더 쉽다. 문화가 약할수록, 다문화주의를 촉진하기가 더 쉽다. 자아의식이 덜 강할수록, 다른 사람은 남이라는 생각을 덜 한다.  - p.297


저자가 캐나다이 거주하는 관계로 다문화 주의를 표방하는 캐나다의 사례를 기반으로 한 주장들이 많이 제시된다. 관대하고 평화를 사랑하고 다문화를 이해하고 민족주의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나라를 생각한다면 캐나다는 매우 잘 작동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여러가지로 공감이 되기도 하고 우리나라 상황에 과연 적용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던 이유는 고령화와 저출산 현상은 결국 앞으로 모든 국가를 넘어 초국가적으로, 전지구적으로 다칠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할 것이고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를 좋은 방향으로 해결할 대안을 제시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저자들은 그간의 고민들과 연구 경험을 이 책에 잘 녹여냈다고 생각한다.


단지 우리나라의 문제를 넘어 전 지구가 닥친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다만 폰트 사이즈와 줄간격이 좁다는 것은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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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에 따르면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라고 되어 있지만 이 책은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다. 그 어떤 사람도 경제활동을 위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않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나 역시 강의를 하고 있고 강의를 위해서는 계속해서 강의 자료를 만들어야 하고, 강의자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련된 주제의 책과 논문을 꾸준히 읽고 정리해 두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결국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과정이 아닐까.


오래도록 사랑받는 고전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통해서 산출해 낸 작품들이 모두 고전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때로는 그렇게 해서 탁월한 작품으로 평가받게 된 사람들은 그저 운이 좋아서였다고 치부할 수도 없다. 저자는 "행운은 분명 중요한 요소지만 영원성을 가진 작품이 단지 운여 의해서만 탄생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먼저 창조의 과정에서 '희생'과 '노력'과 '동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이디어를 그냥 아이디어 그대로 묵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을 투자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 꾸준한 노력을 이해서는 꼭 이루고자 하는 동기가 있어야 하며 노력한 시간만큼의 기회비용을 희생해야 한다. 창의성도 결국 강력한 동기가 뒷받침된 희생가 노력이 있어야 생겨난다. 


창의적인 표현에 어떤 마력이 있다면, 그 힘은 아무리 보잘것없고 멍청해 보이는 아이디어라도 한 사람이 거기에 충분한 시간을 쏟아부었을 때 얼마나 위대하고 경외감을 일으킬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는가 하는데서 생겨난다. 평범해 보이는 사람의 내면에도 심오한 지혜와 아름다움, 통찰이 존재할 수 있다.  - p.63


두번째로 창작의 과정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내가 만들려고 하는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하는 타겟 고객을 명확히 정하는 것이다. 그 최종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주고 관련성을 오래 갖도록 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또 시장에서 마케팅 전략이 잘 수립되고 실행되어야 하며 협업 전략도 잘 구축되어야 한다. 인플루언서를 통한 입소문을 포함하여 적절한 미디어를 이용하여 홍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플랫폼을 구축하라는 조언으로 마무리한다. 그렇게 해서 구축된 탄탄한 고객군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함께 새로운 고객을 찾기 위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플랫폼을 구축해야 작품을 어려 개 만들 수 있고, 하나의 확실한 경력을 가질 수 있다(p.303).



한가지 의문이 들었던 점은 다음과 같다.


"삶의 20퍼센트는 콘텐츠를 만드는데 써야 하고 나머니 80퍼센트는 그걸 홍보하는 데 써야 한다." - p.31


이 말은 저자가 한 말이 아니다. 저자는 이 의견이 절대 긍정할 수 없다면서 오히려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말로 중요하고 오래 인정받는 업적은 광고나 판매 전술이 필요없는 뭔가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 p.32


이렇게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지만 실제 전체 책의 내용은 절반 이상이 마케팅으로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마케팅과 관련한 내용에도 작품 자체가 좋아야 한다는 관점은 놓치지 않고 있긴 하다.


사실 대부분의 업종에서 '생산'과 '마케팅'은 서로 갈등을 낳는 분야이긴 하다. 판매실적이 저조할 경우 생산은 마케팅이 잘못해서라고 책임을 회피하고 마케팅은 생산을 잘못해서라도 비난한다. 사실 무엇이 중요하고 우선순위가 높은지는 판단하기 힘들다. 


다만 이 책의 저자가 강조한 것처럼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울러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장을 정확히 분석하고 고객들의 요구를 파악하는 마케팅이 동반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따라서 이 책의 주요 독자는 컨텐츠를 생산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마케팅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는 그러한 인식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면 이 책을 통해서 오래 살아남을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장점 중의 하나는 일종의 자기계발서처럼 뜬구름잡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가지 사례를 제시하고 그 사례를 통해 저자의 논리를 펼쳐나간다는 점이다. 또한 그 사례들은 한두분야의 산업에 국한하지 않고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카메론, <앵무새 죽이기>의 작가 하퍼를 넘어 영국의 헤비메탈 그룹 아이언메이든과 같이 다양한 콘텐츠 분야를 아우른다. 


내가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고 내가 만든 것이 고객들의 관심을 받아 지속적으로 관계를 가지고 판매로 이어져서 오래도록 사랑받는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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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인 '리케'는 덴마크어로 '행복'이라는 뜻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비밀'이라는 부제목처럼 이 책의 저자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독자들에게 알려주려고 한다. 코펜하겐 행복연구소의 대표이며, 크게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전작 <휘게 라이프>의 저자이기도 하다. (미리 말해두건데 나는 <휘게 라이프>를 읽지 못하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한국어판 서문을 보니 저자도 한국을 다녀간 듯 하다. 헌데 한국인을 지적하면서 '성공에 대해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는 걸 보니 한국인으로서 부끄러우면서도 제대로 잘 지적했다는 생각이 든다.


몇 년 전 나는 친구들과 함께 이탈리아로 스키를 타러 간 적이 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통나무집 발코니에 앉아 햇볕을 쬐며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가 냉장고에 남은 피자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나는 외쳤다. "이런 게 행복 아니야?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것 같은데"   - p.22


첫페이지를 딱 읽자마자 '맞아 바로 이게 행복이지'라고 공감했던 대목은 냉장고에 남은 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라는 저자의 말이다. 이탈리아로 스키를 타러 간 것도, 친구들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햇볕을 쬐며 커피를 마시는 것도 아닌, 그저 냉장고에 남은 피자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삶이 아닐까. 이 문장 하나로 이 책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책의 1장은 '과연 덴마크는 행복한 나라일까?'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저자가 덴마크인이어서일 수도 있지만 유엔이 발행한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덴마크를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고 꼽았으니 첫장을 장식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본다. 다만 저자는 그렇다고 해서 평균 수치가 높다는 것이지 덴마크의 모든 사람이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행복에 대해서라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p.27)고 이야기한다.


보통 돈을 행복의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지만 전부라고 할 수는 없다. 소득의 경우 객관적엔 데이터가 있어서 측정이 가능하지만 행복은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행복은 주관적인 개념이다. 결국 우리가 우리 사람을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관건(p.34)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각 나라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을 기반으로 6가지 요소를 제시하고 각 요소별로 어떤 식의 삶을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 여섯 가지 요소는 공동체 의식, 돈, 건강, 자유, 신뢰, 친절이다.


또 하나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관통하는 행복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자가 말하는 행복의 세가지 영역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행복은 크게 정서적인 영역, 인지적인 영역, 그리고 에우다이모니아라는 영역이 있다(p.38)고 한다. 정서적인 영역은 우리가 날마다 느끼는 감정의 영역이다. 인지적 영역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인생을 평가하는 총체적인 행복의 개념이다. 에우다이모니아는 의미와 목적을 가진 삶이 훌륭한 삶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점을 바탕으로 목적의식을 느끼는 삶의 영역이다. 덧붙이건데 저자는 주로 인지적인 영역에 대해서 다루겠지만 정서적 영역과 목적의식도 닢고 넘어갈 것이라고 언급한다.


읽다 보면 우리나라 이야기도 가끔 나오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행복과는 거리가 먼 나라라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 나라마다 문화의 차이가 있기에 꼭 책의 내용이 옳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생각에 상당히 공감하는 바가 크다.


일단 첫번째 공동체 의식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만 보아도 대체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을 만나도 잘 인사를 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학교에서 강의를 하는데 여러 번 수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내 수업을 듣는 학생이 확실한데 인사를 하지 않는다. 물론 인사를 먼저 건네지 않은 내 책임일 수도 있지만 먼저 말을 거는 문화를 만들어 내기란 우리 나라에서 쉽지는 않아 보인다.


돈과 행복은 분명히 연관성이 있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행복이 무작정 상승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물론 동의한다. 가진 것이 많을 수록 느낄 수 있는 행복은 줄어들게 마련이다(p.91). p.116에 따르면 돈 들이지 않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세 가지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책을 읽는다'이다. 나는 지금 행복한 사람이다.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이슈도 행복의 중요한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최근 3년 사이에 어린 자녀들을 키우는 아빠들끼리 2개의 모임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비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을 지속적으로 갖고 있다. 물론 대화의 주요 내용은 육아와 자녀교육이다. 과거의 아버지들은 외부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육아와 자녀교육은 어머니가 전담하는 구조였다면 지금은 그런 식으로 양분하기 힘든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이 남성들의 육아휴직 사례들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책의 마지막에서는 '헬퍼스 하이'라는 단어를 제시하면서 나누는 삶의 행복을 이야기하고 있다. 자기가 가진 것의 일부를 사회취약계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삶으로 향하는 방법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실 잘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앞서 언급한 대로 행복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은 상당히 주관적이고 정성적일 수 밖에 없다. 이 책의 저자가 제시하는 기준들도 그럴 수 밖에 없지만 상당히 현실 적용 가능한 기준들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나부터 생각과 행동을 바꾸자고 하지만 사실 전 공동체 차원에서 무브먼트가 진행되지 않으면 의식구조가 바뀌기는 쉽지 않다. 지역사회에서 조금씩 바꾸어 가고 실천하는 삶을 살 때 온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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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의 용도는 무엇일까. 박물관에서 깃털을 훔쳐간 사람은 깃털로 무엇을 하려고 훔친 걸까.


플룻을 전공하는 청년 에드윈 리스트가 트링박물관에 소장된 299개의 깃털들을 훔쳐내는 과정과 함께 저자가 이 도난사고를 접하게 되면서 그 이면에 숨겨진 과정에 대해 서술한 책이다.


그 깃털이 소장되어 있던 곳은 영국의 대표적인 자연사박물관인 트링박물관. 기차로 트링역에 도착한 에드윈은 박물관까지 이동하여 소장품들을 훔쳐 달아난다. 이 이야기를 접한 저자는 진실을 파헤져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이후 5년의 시간을 보낸 뒤에야 트링박물관에 있던 새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앞부분에 플라이 낚시라는 말이 나오지만 낚시에는 문외한인 나로서는 어떤 방식의 낚시인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낚시에 왜 깃털이 사용되는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플라이란 낚시용 미끼를 말하는데 실제로 낚시를 하지는 않으면서 실제 조류에서 추출한 깃털을 이용하여 플라이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하니 상당히 오타쿠 냄새가 나는 분야였다.



트링박물관에서 에드윈 리스트가 훔쳤던 깃털이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설명하기 위해 본론은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의 탐험으로부터 시작된다. 책에도 나오지만 이 분은 찰스 다윈 못지 않은 유명한 진화론자라고 한다. 에드윈 리스트가 훔쳤던 그 깃털들은 월리스가 목숨을 걸고 수집한 것들이었다. 60페이지에도 나오는 것처럼 역사상 가장 잘 팔리는 여행기 중 하나라는 <말레이 제도>를 6년 만에 완성했다고 한다.국내에도 출간되어 있던데 기회가 되면 구해보고 싶다.


책 앞부분에서 우리가 주목하게 되는 점은 자연을 향한 인간의 욕심이다. 인간의 욕심과 욕망은 야생동물을 비롯하여 희귀동물을 마구 포획하게 만든다. 새들의 깃털도 그 인간의 욕망에 대한 피해자였다. 19세기 유럽의 패션은 깃털달린 모자가 유행했고 의류도 그 전철을 밣았다. 한 상인은 벌새 8,000마리로 숄을 만들어 팔았다(p.72)고 하니 인간의 이기심의 끝판왕을 보는 느낌이다. 1912년 타이타닉 호 침몰 당시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배에거 사장 값나가고 보험료가 높았던 물건도 바로 깃털 상자 40개였다(p.74)고 한다.


대략 이정도까지의 이야기들이 트링박물관에 있던 깃털들이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 깃털, 더 나아가 을 향한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다음으로 그 욕망의 산물을 에드윈 리스트가 또 다른 욕망으로 훔쳐내는 과정에 대해 탐정소설을 읽는 것처럼 스릴있고 빠르게 전개한다.


하나 더 놀랍고 감동적인 사실은 이 한가지 사실, 즉 에드윈 리스트가 플라이를 만들기 위해 자연사 박물관에서 깃털을 훔쳤다는 사실 하나에 빠져 집요하게 파고들어 그 이면에 숨겨진 사실들을 파헤치기까지 5년의 세월을 보낸 저자의 노력이다. 혹시나 모를 에드윈 리스트로부터의 살해를 방지하기 위해 보디가드를 고용하면서까지 전 세계의 플라이 중독자, 깃털 장수, 마약중독자, 맹수 사냥꾼, 전직 형사 등을 만나 사건을 파헤친다.


아마존에서 꽤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 1위의 자리를 지켰다고 하는데 저자가 다녔던 지역으로 여행루트를 짜서 파는 여행상품은 등장하지 않았나 궁금해졌다. 나도 그 길을 따라 다녀보고 싶어졌으니까. 노르웨이의 롱 응우옌의 작업실도 가보고 런던의 트링박물관에도 가보고 싶어졌다. 에드윈 리스트의 집착저자인 커크 월리스 존슨의 집요함이 부딪혔던 현장을 한번 다녀보고 싶다.


추천사에서 김중혁 작가는 도서관 사서가 이 책을 분류할 때 고생할 것 같다고 하면서 장르의 모호함을 이야기했는데 굳이 장르를 따지는 것이 의미가 있겠나 싶지만 개인적으로는 추리소설이나 탐정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 보면 더 흥미롭게 읽힐 수 있을 것 같다. 아울러 도난당한 깃털을 추리하며 찾아가는 과정과 함께 깃털에 얽힌 여러가지 과학적, 역사적 사실을 알아가는 것도 꽤 흥미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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