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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인구 절벽이 온다
국내도서
저자 : 해리 덴트(Harry Dent) / 권성희역
출판 : 청림출판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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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보며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제목에 표시된 2018년이라는 숫자다. 연도를 말함이 분명할텐데 2018년은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가 2010년에 도래하였고, 14%를 차지하는 고령 사회가 2018년에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또 하나 관심있게 본 것은 역시 저자인 해리 덴트이다. 해리 덴트는 경제학자라기 보다는 인구통계학자라고 보는 것이 더 옳을 것 같다. 즉 경제를 분석하는 도구로 인구통계학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해리 덴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해리 덴트의 책은 이번에 두번째 읽게 되었다. ≪2013-2014 세계경제의 미래≫를 읽고나서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기르는데 있어서 많이 공부가 되었고 참 신선한 접근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역시나 이번 책에서도 인구통계학자답게 인구절벽(the demographic cliff)라는 무시무시한 용어를 써가면서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제목과 연관지어 이 책의 요점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출산인구가 많았던 1971년생들의 소비가 정점을 이루는 2018년 이후 수십년간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대략 소비가 정점을 이루는 나이를 47세라고 본다면 인구와 대비했을 때 2018년 이후를 예측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책의 본문에서는 46세라고 이야기하는데 책의 제목에서 2018년이라고 정한 연유를 잘 모르겠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가 한국과 일본은 47세라고 언급한 부분이 나오기는 하는데 굳이 우리나라와 미국의 데이터가 1년 차이가 나는 이유를 알려주지 않아 아쉽다. 2017년보다 2018년이 어감이 더 좋아서일까? 아니면 1년 더 유예기간을 둘 수 있어서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만약 이 책에서 8장과 9장이 없었다면 그 마음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계속되었을 것 같다. 하지만 정답은 아니지만 그래도 앞으로의 전략을 제안하고 있어 조금은 답답한 마음을 덜어낼 수 있었다. 8장은 투자전략, 9장은 기업전략을 설명하고 있는데 앞으로 자신의 자산을 관리하고 증식시키기 위한 투자전략도 유용하지만 9장의 기업전략은 여느 자기계발서에서 나올 법한 자기경영전략이 제안되고 있다.


그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막막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이 책을 통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대비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인구통계학적 이론으로 앞으로의 경제를 예측하는 저자의 새로운 시각이 이 책을 통해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되었다. 간혹 해리 덴트에 대한 비판적 이론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해리 덴트의 이론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기보다 거시경제의 전반적인 트렌드를 예측하기 위해서 인구통계학적 변수는 큰 영향을 미칠 요소라고 생각하고 접근한다면 앞으로의 거대한 흐름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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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일본 동북부 지방에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해 후쿠시마 원전의 전원이 멈추면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재앙이 시작되었다. 이 책은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정부의 대응방식에 대해 소설의 형태로 '흥미진진'하게 지적하고 있다. 작가는 실제 일본의 현직 고위 관료였으며 보복당할 것을 우려해 '와카스미 레쓰'라는 익명으로 폭로하게 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일본의 상황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었지만 '현실'과 '음모론' 사이에서 갈등을 느꼈다. 하지만 저자가 현직 관료였다는 점에서 그의 말을 경청할 수 밖에 없었다. 2011년 이후 두번의 선거 이후에 일본 정부는 원전 재가동의 이슈를 제기하게 된다. 그 와중에 원전 마피아는 다시 득세하고 국민을 그저 세금을 갖다 바치는 노예로 인식하고 자신의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실 원전에 대해서는 좀더 깊은 지식이 필요할 것 같다. 시중에도 원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책들이 나와있어 이를 통해 지식을 보완하기로 하고 일단 책에서 주장하는 일본 내의 상황에 주목하기로 했다. 특히 원전을 재가동하기 위한 일본 내부의 암투에 대해 저자는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국민들을 바보 취급하는 원전 마피아의 행태에 대해 과감하게 들추어내고 있다.


대중은 항상 '자신보다 잘난 놈'을 미워한다. 또한 대중은 전력 회사가 경쟁을 하지 않아 경영이 합리적이지 않고, 경쟁을 시키면 전기요금이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어찌되었든 전력업계에 경쟁원리를 도입시킨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정부가 전력 시스템의 경쟁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혁하도록 결정하여 앞으로는 경쟁이 발생할 것이라고 대중이 믿도록 만들면 된다.  - p.80


정말 무시무시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최소한 그런 끔찍한 사고가 났으면 사고 경위를 명확히 밝히고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일이 급선무임에도 불구하고 전력 시스템의 개혁이라는 과제를 그저 원전 재가동의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행태가 국민입장에서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전력 시스템을 개혁하겠다고 대중에게 선언하고 경쟁이 발생한다고 잘못된 인식을 심어 주면 대중의 불만은 가라앉고 원전 재가동의 장애물을 넘을 수 있다.  - p.81


소설 속에서 원전 재가동에 반대하는 사람 중에 니자키현 지사인 이즈타 기요히코라는 사람이 나오는데 편집자 서문에 의하면 이즈미다 니이가타현 지사의 실제 모델이라고 한다. 원전 재가동을 주장하는 일본전력연맹 상무이사인 고지마 이와오를 비롯하여 원전 마피아들은 어떻게든 이즈타 지사를 함정에 빠트려 끌어내리고 원전 재가동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다.


원전 마피아의 재가동 노력에 제동을 거는 또 하나의 인물로 다마가와 교코라는 여성이 등장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본의 아니게 방사능 노출 소를 판매한 것으로 언론에 소개되어 결국 자살하게 된다. 그 사건의 충격으로 그녀는 원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원자력규제청 총무과장보좌인 니시오카 스스무를 미끼로 하여 원전 재가동 저지라는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언론에 원전의 피해 상황을 공개하도록 유도한다. (논외로, 우리나라에서 카카오톡을 많이 쓰듯 일본에서는 라인을 많이 쓴다고 들었는데 다마가와와 니시오카가 라인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부분이 나와 네이버 라인이 진짜 일본에서는 많이 유명하구나 싶었다. - p.134)


몇달 전 일본공산당의 시이 가즈오 위원장이 쓴 ≪새로운 약진의 시대를 지향하며≫를 읽었다. 일본에서 공산당은 원전 폐기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세력중의 하나인데 원전 마피아의 입장에서는 공산당을 그저 과격파의 일종으로 설명하는 부분(pp.165~166)이 이 책에서 여러 군데 등장한다. 많은 국민들이 공산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가 '과격파'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탈원전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촬영하여 그들의 신상을 비롯하여 뒷조사를 하고 탐문하는 작업도 사실 좀 소름끼치는 일이었다. 아울러 저자는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도 질타하고 있다. 언론 입장에서는 전력회사가 중요한 광고주였기 때문에 일본전력연맹 입장에서는 원전이나 전력회사에 비판적인 언론이 있는지 확인하여 문제가 있으면 압력을 행사(p.197)할 수 있었다.


세상은 언론을 사회의 목탁으로서 사회정의를 위해 일하는 직업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회정의 실현보다 타사를 앞지르거나 광고를 많이 받아 이익을 창출하는 일을 우선으로 하는 경우가 더 많다.  - p.193


전력회사에서 과거에 정규사원으로 검침이나 수금 업무를 하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별동대로 운영하여 문제가 있는 기사가 보도되면 전화나 인터넷으로 시청자 의견란에 반박 의견을 보내는 일을 시킨다고 한다. 이들은 SNS를 이용하는 인터넷 공작원으로 활약하기도 한다(p.200). 원전 마피아는 아픈 기억은 빨리 잊고 싶어하는 국민들의 심리를 이용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정치 사회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는 면을 볼 수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괴로웠던 경험과 공프는 빨리 잊고 싶고 빨리 과거로 만들고 싶어 한다. 일본 국민은 대부분 이제 재해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현실로 직시하지 못한다.  - p.200


이 책에서 원전 폐기의 당위성으로 다른 대체에너지보다 원전을 통한 에너지 공급이 저렴하다는 인식이 문제라는 점을 지적한다. 즉 원전의 전기생산 효율성이 높다는 것은 방사성 폐끼물의 처분 비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점은 다른 자료들을 통해 검토해 보아야겠지만 상당히 근거가 있는 말이라고 판단된다.


원자력 가격에는 폐로 비용이나 사고 대응에 필요한 비용, 방사성 폐끼물의 처분 비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이 비용은 먼 훗날에 발생할 것이다. 미래에 비용이 아무리 발생한다 해도 이를 현재 가치로 되돌리면 그리 큰 차이가 없다.  - p.78


이 책은 원전 폐기의 필요성에 관한 지식부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정부의 대응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부분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접할 수 있었다. 다만 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인지 의문이 들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정말 원전은 폐기되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아직은 명확하지는 않지만 정말 안정성에 대한 검사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 대체에너지를 포함하여 전기 생산에 대한 안전한 방법들이 강구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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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위치만 바꿔도 아이성적이 달라진다
국내도서
저자 : 임한규,정윤호,강우리
출판 : 생각나눔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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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책상에서 공부를 해야 할 나이는 아니지만 곧 다가올 상황이라 생각하여 유심히 읽게 되었다.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 되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게다가 본문 내용과 어울리는 삽화가 그려져 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위에 유리가 놓여있는 책상은 공부하기가 좋을까? 저자의 생각은 아니라는 것이다. 유리에 반사되어 눈에도 안좋고 또한 유리는 열전도가 높아서 열기나 냉기를 사람에게 빠르게 전달하는 특성 때문에 유리가 놓인 책상은 몸이 나른해지고 졸음이 쉽게 오게 된다고 한다.


공부할 때 회전의자는 별로 좋지 않다는 것도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고정의자보다는 의자의 움직임이 많으니까 신경이 다른 곳에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저자는 회전의자보다는 고정의자를 추천하고 있다.


책의 제목처럼 책상의 위치도 상당히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를 감독하기 위해 책상을 문과 등지고 배치하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안좋은 배치라고 한다. 문을 등지게 되면 집중하기 더 힘들다고 하니 책상을 배치할 때는 문을 바라보고 배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천장의 높이도 환경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한다. 천장이 높은 곳에서는 창의력을 발휘하기 쉽고, 낮은 곳에서는 집중력을 발휘하기 쉽다고 한다. 이에 따라 공부 환경을 달리 해주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전체 4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파트1에서는 공부방에 숨겨져 있는 비밀에 대해 하나하나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도움이 된 부분이기도 하다. 두번째 파트에서는 색과 빛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한다. 아이의 성격에 따라서 어떤 색을 위주로 공부방을 배치하면 좋을지 설명하고 있다. 세번째 파트에서는 공부방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공부하기 위한 주변 환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V소리나 사람의 말소리 같은 소음은 공부나 일을 할 댸 방해가 되는 소음으로 컬러 소음(color noise)라고 한다. 반대로 파도소리나 빗소리와 같이 자연에서 나오는 소리는 백색 소음(white noise)라고 하는데 이 소음은 집중력을 향상시킨다고 한다.


다양한 소음 공해에 시달리고 있는 아이에게 자연이 주는 백색 소음이 가득한 산이나 바다를 찾아 가도록 해보세요. 아이의 스트레스가 몰라보게 줄어들면서 집중력과 기억력을 키워줄 거예요.  - p.148


카페에서 공부가 잘 되는 이유가 백색소음때문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카페의 웅성거리는 소리도 소음중화 효과 때문에 집중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일부러 카페에 갈 수 없는 상황을 위해 책에서는 몇가지 사이트를 소개(p.153)하고 있는데 지금도 틀어놓고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앞으로 좀더 이용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하니 아이들의 성향을 체크해 보고 활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www.wheresound.com

www.coffitivity.com

www.rainycafe.com


가끔 본가에 가면 내가 예전에 지내던 방에서 자게 되는데 그 방에서 잘 때마다 항상 벽시계 소리가 너무 커서 떼어서 밖에다 놓고 자곤 했다. 책에서도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일정한 주기로 계속 반복되는 소리는 소음으로 느끼게 되기 때문에 아이들의 방에 벽시계나 탁상시계에서 나오는 초침시계를 꼭 확인해 보고 가급적이면 무소음 시계나 디지털 시계로 바꿔주라고 조언한다(p.157).


시카고 대학 연구진들은 독특한 연구를 하였는데요. 어린이들에게 '건강'을 강조하면서 음식을 주었을 때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부모님은 아이들에게 채소나 과일 등 좋은 음식을 먹일 때 "건강에 좋기 때문에 많이 먹어야 해."라고 종종 이야기하는데요, 아이들은 '건강'을 강조한 말을 듣게 되면 음식이 맛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하네요. 맛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건강을 강조한 음식을 잘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 p.187


책 제목의 느낌과는 다르게 파트3과 파트4는 공부를 잘하게 만들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솔직히 책 제목을 잘못 정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공부방과 관련된 내용은 파트1에서만 잠깐 나오지 다른 부분에서는 그다지 언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파트3의 7번째 이야기인 '소음형 엄마를 대화형 엄마로 바꾸는 잔소리 기술'은 그야말로 책 제목만 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여러가지 내용들이 전혀 도움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제목만 보고 공부방의 배치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구입한 사람들은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이 좀더 공부에 흥미를 갖고 집중할 수 있는 주변 환경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는 책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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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아이
국내도서
저자 : 신상진
출판 : 삼인 201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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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안타깝고 답답했던 마음이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서야 겨우 진정이 되었다. 책의 주인공은 독서치료와 상담이 직업인 여성으로 중학교 2학년부터 탈선을 하기 시작한 자신의 아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1인칭 시점으로 기술하고 있다. 혹시나 했는데 마지막 작가의 말을 보니 자신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솔직해지기로 했다. (중략) 피해자이면서도 아무 말 할 수 없었던, 지금도 하지 못하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대신하고 싶었다. (중략) 이 이야기는 우리 가족이 3년 여에 걸쳐 겪은 실제 사건의 기록이다. (중략) 이제 눈 떠보니 모든 것이 선물이다.  - p.193~196 '작가의 말'에서 인용


왕따나 학교 폭력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자녀를 둔 부모로서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다만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뉘는 과정에서 그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책의 주인공인 정수는 중학교 시절 잘못 만난 철규라는 선배로부터 협박을 받는다. 결국 가출하기도 하고 부모님 몰래 집에서 돈을 훔쳐오기도 했다. 정수 엄마가 만난 철규 엄마는 자신의 아들이 한 잘못보다는 어떻게든 돈으로 마무리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피해자의 부모로서는 어처구니 없는 노릇이지만 아마도 우리 주변에 비일비재한 현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은 정수가 집에서 훔쳐나온 돈을 은행에서 찾는 과정이 찍힌 CCTV를 조사하는 과정으로부터 시작한다. 정수는 절대로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정수 엄마는 정수를 못미더워한다. 하지만 정수는 학교가 끝나고 집에 와서는 꼭 저녁시간에 나와서 밤 늦게나 새벽에 들어오는 일을 반복한다. 결국 집을 가출하고 연락도 없이 오래도록 집에 들어오지 않기도 한다.


철규의 조언대로 정수는 엄마에게 큰 소리로 반항하는 태도를 보였고 정수 엄마는 같이 화를 내며 싸우기도 했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고 느낀 것은 가출 후 집에 왔는데 머리가 이상하게 깎여있고 온 몸 구석구석에 있는 상처를 보고 나서부터다. 심지어는 담배불로 지진 흉터까지. 보다 못한 정수 엄마는 철규 부모를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하게 된다. 그 와중에 철규 엄마는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합의금을 들고와서 적당히 끝내자는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사실 철규가 정수를 데리고 다니면서 부모에게 반항하라고 가르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죽인다는 협박을 하는 통에 정수는 집으로 연락을 할 수도 없었고, 집에 와서도 있는 그대로 해명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철규는 정수를 모텔에 감금해 놓기도 했다. 철규의 등장 이후 정수와 정수엄마가 나누는 대화는 서로 목소리를 높이며 동문서답을 하고 있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읽는 동안 너무 답답했다. 우리 아이가 이러면 어쩔까 하는 걱정도 앞섰다.


정수 엄마가 이런 정수를 바라보는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공감이 됐다. 엇나가는 정수에 대해 화가 나면서도 절대로 정수를 놓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고였다. 


사람이 힘이 들면 자신밖에 보이지 않는다. 고통을 재는 잣대는 너무나 짧고, 자신 안으로만 향해 있다. 사람은 자신이 지고 있는 것 이상의 무거운 짐은 없어 보인다. 그러므로 고통은 객관적이지 않다.  - p.56


그러던 정수가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어느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부터다. 엄마는 얼마 못버티고 그만둘 것이라 예상했지만 학교를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회사일을 열심히 하였다. 그 와중에 부모님께 속썩이지 말라는 어른들의 조언이 마음에 와닿아 회사일을 하면서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도 진학하게 된다.


가족의 건강함은 회복력에 있다는 걸 깨닫는다.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품고 가는 것. 지키지 않는 약속에 화를 내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지만 이해하려고 애쓰는, 그 가운데 살아서 성장하는 것이다. 강물처럼 흘러가는 시간 속에 머물러 있는 일. 잡은 손 놓지 않고 함께 살아있음이 가장 의미있는 것이다.  p .191


마지막 장면의 모습들이 감동적이다. 그렇게 속을 썩이던 정수는 아빠와 나란히 앉아 TV를 보면서 대화를 나눈다. 주변에 누나와 여동생 같이 대화를 거들며 웃음꽃이 피는 상황이 상상이 된다. 정수 엄마는 그 장면을 보면서 '가족'이라는 말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는다.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면서 가족은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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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구글이 자동차 산업을 지배하는 날
국내도서
저자 : 모모타 겐지 / 김정환역
출판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20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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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IT 산업을 이끌고 있는 애플과 기업은 여러 부문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경쟁의 구도가 자동차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물론 자동차 산업에서 애플과 구글은 지금 당장 완성차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한계를 가진다. 하지만 머지 않아 두 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IT 기업들이 자동차 산업 내지는 관련 산업에 참여하여 경쟁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책에서 인용된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2015년이나 2016년에는 주도권 싸움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p.64)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자동차 산업이 산업의 수명주기에 성숙기에 와있어서 신규 참가의 기회가 적었다고 한다면 앞으로 차세대 텔레매틱스 중심의 자동차 산업은 IT 대기업은 물론 IT 벤처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자동차 산업의 거점이 디트로이트에서 실리콘밸리로 넘어갔다(p.27)는 인상적인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다.


IT 기업들의 자동차 산업 참여는 크게 두가지 분야로 압축되는 것 같다. MS와 포드가 공동개발한 싱크(Sync)와 같은 자동차용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플랫폼이 주류를 이룬다. 애플의 카플레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오토와 같이 독자적으로 참여하기도 하고, IT기업과 자동차기업이 협력하여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가장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는 분야는 역시 자동운전 자동차가 아닐까 싶다. 예전 드라마인 전격Z작전의 키트처럼 음성을 인식하여 대화도 하면서 자동으로 운전하는 자동차는 언제쯤 등장하게 될까. 업체들마다 상이하지만 대략 2020년을 전후로 꽤 정밀한 형태의 자동운전 자동차가 확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자동운전과 관련하여 많은 기업이나 국가들이 정확한 정보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데 저자의 글에 따르면 일본은 국가시책으로 자동운전의 모급과 기술개발에 대한 로드맵을 공개한 상태(p.64)라고 한다. 1단계는 2010년 중반까지 '동일 차선에서의 연속 주행 실현', 2단계는 '차선 변경이 동반되는 주행의 실현'이며 마지막 3단계는 2020년대 초까지 '분·합류 시, 정체 시의 최적 주행의 실현'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선진국이나 기업들도 이러한 로드맵 정도는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IT산업과 자동차산업이 융합되고 있다는 내용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최근 동향에 대해서는 관심있게 지켜보지를 못했었다. 이 책을 통해서 그동안 생소했던 기업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는 것이 큰 소득이었다. 예를 들면 음성인식 기술업체인 뉘앙스커뮤니케이션즈라든가 차량 탑재 기기용 CPU 제조업체인 일본의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등은 최근 기사를 검색해 가며 지속적으로 동향을 파악해 두어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각 업체들끼리 협력하여 만든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들이 많이 소개된 점도 흥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원인이 되었다.


일본 저자가 쓴 책이다보니 책에서 소개되는 사례들 중에 일본 사례들이 꽤 많이 등장하였고, 또 일본의 자동차 산업 정책에 대해 소개하는 등 일본에 관한 내용들이 꽤 많이 소개되고 있었다. 어찌보면 단점일 수도 있겠으나 나는 장점으로 인식하였다.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최근의 일본 사례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크게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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