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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항상 아이에게 지는가
국내도서
저자 : 노선미,이임숙
출판 : 팜파스 201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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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이기기위한 협상을 해왔던 사람들에게 아이와 협상을 하라는 말이 가당키나 하겠는가. 하지만 저자들은 아이들이야 말로 부모들에게는 협상의 대상이라고 조언한다.



부모가 아이와 협상을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먼저 아이들이 잘못된 협상을 기술을 먼저 배운다는 사실 때문(p.28)이다. 어릴 때부터 정당한 방법으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할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직 협상의 기본적인 틀을 깨우치지 못한 아이들이 협상의 상대로는 가장 어렵다는 것이다. 


협상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며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부모들에 비해, 아이들이 세상사는 방법을 터득하는 모습을 보면 참 자유분방하다.  - p.28


전체 다섯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첫번째 파트는 아이들과의 협상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나머지 두번째 파트부터 마지막 파트까지는 아이들과의 성공적인 협상을 위한 기법들이 소개된다. 두번째 파트는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협상 대화법', 세번째 파트는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성공적인 다섯 가지 협상의 열쇠', 세번째 파트는 '아이와 절대 해서는 안되는 협상 대화법', 다섯번째 파트는 '부모의 협상 대화법, 아이를 진정한 리더로 만든다'로 구성되어 있다.


나 역시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 요약된 책 내용을 읽어보니 정말 아이들이야 말고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나 세 아이를 키우는 지금 아직 말을 못하는 14개월 막내딸을 빼고 6살 첫째 딸과 3살 둘째 딸은 정말 '말'을 듣지 않아 '말'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그야말로 지금이 아이들과의 협상 기법을 터득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하고 생각되었다.


고집부리는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항상 말문이 막히거나 화를 내기 일쑤였던 나와 같은 부모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부모와 아이가 모두 이길 수 있는 협상의 기법을 이 책에서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다만 농담 좀 섞어서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자면 협상의 대상인 아이가 여러 명인 경우에 그 아이들끼리 협의를 하거나 담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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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된 평화
국내도서
저자 : 존 놀스(John Knowles) / 신소희역
출판 : 문예출판사 20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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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에 런던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1972년에는 영화로, 2004년에는 TV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던 작품이다. 고전에 반열에 오를 만도 한 이 작품은 인류에게 '전쟁'은 전쟁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인간의 관심과 관계, 그리고 시기와 질투심이 인간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16세 청소년의 시각에서 조명한다.



주인공인 진 포레스터는 데번이라는 학교를 다니며 기숙사에서 지냈던 학생이다. 이야기는 그가 15년 만에 학교에 방문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는 1942년에 데번 학교에서 지냈던 장면을 회상한다. 그해는 전쟁으로 인해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바로 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상급생은 입대가 확정된 상황이었고 하급생이었던 주인공의 또래들은 전쟁이 계속될지 말지에 대해 졸업 이후의 삶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주인공 또래들은 불확실한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여러가지 행동으로 반응한다.


주인공인 포레스터는 같은 방을 쓰는 피니어스에 대해 열 여섯 살 특유의 경쟁심을 느낀다. 자신이 공부를 하지 못하도록 만들기 위해 피니어스가 일부러 모임을 만들어 시간을 뻇는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나무에서 물에 다이빙하는 놀이를 하다가 피니어스가 추락하는 사고를 겪은 이후 장애를 갖게 되는데 그 일이 자신때문이라고 자책하기도 한다. 포레스터와 피니어스를 두 축으로 하여 그들의 친구들인 브링커나 레퍼, 쿼큰부시 등은 지금도 여전히 인간 사회에서 존재하는 여러가지 감정들을 보여준다.


우리 역시 용감하진 않았다. 전쟁에 서둘러 뛰어들 이유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도 육군 사병으로 입대할 생각은 없는 듯했고, 해군 얘기를 하는 사람도 몇 명 되지 않았다. 알아서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긴 전쟁이 될 거라고들 했으니까.  - p.185


열 여섯 살의 아이들은 전쟁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신들에게 어떤 미래가 주어져 있는지 내다보지 못한다. 전쟁이 끝나고 15년이 흐른 뒤 학교를 방문했을 때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두려움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어린 학생들의 마음에는 전쟁이 두려움이었던 것이다.


15년의 세월을 거슬러 뒤돌아보면서, 내 삶을 에워싸고 있던 그 두려움을 나는 이제 명확히 알아차릴 수 있다. 이는 다시 말해 그동안 내가 무척 중요한 임무를 성취했냈다는 의미일 것이다. 나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야 만 것이다.  - p.6


그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입대를 하기도 하고, 도피책으로 유학을 선택하기도 했다. 그 고민의 고통만큼 전쟁은 치명적인 것(p.116)이었다.


입대한다는 것. 과감하게 문을 박차고 나가 과거를 벗어나는 것. (중략) 그 모든 것을 나는 군대라는 거대한 가위로 잘라내버리길 갈망했다. 싹둑!  - p.115


장르 소설을 주로 읽어서 그런지 속도감있게 읽기는 힘들었다. 문장마다 많이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이 겪는 현실에 대해 공감하게 만든다. 출간된지 60년이 다되어 오는 소설이지만 지금도 여전히 우리 주위에는 전쟁으로 인해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있을 것이다. 전쟁은 아니더라도 자신 앞에 놓인 불확실한 미래에 절망하는 청소년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의욕을 심어주기에 이 소설은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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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생생트렌드
국내도서
저자 : 타파크로스(빅데이터분석 전문기업)
출판 : 더난출판 201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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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니 내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내일 일도 예측할 수 없는 인간이 1년 뒤를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지금까지 등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근미래의 메가드렌드를 예측해 볼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은 제목에 2015라고 적혀 있지만 내년의 예측이라기 보다는 현재 상태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앞으로의 메가트렌드를 예측해 보는 것에 치중하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고자 할 때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가지 분야에서 예측을 해야겠지만 이 책은 특별히 '라이프스타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체 3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각각 비즈니스, 라이프스타일, 문화 이슈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지만 다 읽은 뒤의 느낌은 우리의 일상생활이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이 여타 트렌드 분석서와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인터넷 상에 축적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라는 것이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각 주제별로 어떤 키워드가 많이 노출되었는지를 통해 현재의 상황을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해 보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정리된 자료는 인포그래픽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읽고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어졌다.


워낙 다양한 주제들이 다뤄지고 있어 어떻게 생각하면 숲속을 헤매다 나온 느낌이 들기도 하고 또는 현재와 미래에 주어질 포괄적인 상황을 분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무엇이든 빌려드립니다'에서는 자동차나 정수기 등의 렌탈 위주 상품에서 더 나아가 집을 포함하여 자신의 것을 남에게 빌려주는 공유경제의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미식 예찬, 음식을 향유하는 사람들'에서는 SNS에 회자되는 먹방 트렌드 중에 어떤 음식이나 지역이 유행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나도 페이스북을 하다보니 페친들의 글에서 마카롱 이야기를 곧잘 들었는데 이 책을 통해 많이 유행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직장인의 머릿속 SNS·中··談'에서는 직장인들의 과거, 현재, 미래의 관심사를 이야기하는데 과거에서는 '관계'를 회상하고, 현재에서는 '소비'에 관심이 가고, 미래에서는 '커리어'를 계획한다고 분석하였다.


'혼자서도 외롭지 않다, 나홀로족'에서는 '혼자 어디까지 해봤니?'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자신의 선택에 의해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자율적으로 자신의 삶을 즐기기도 하는 나홀로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를 돌아보면 혼자서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거나 해외여행도 다녀본 경험이 있어서 혼자서 무엇을 한다는 것이 낯설지는 않다. 결국 어떤 형태로든 나홀로족이 늘어나는 것으 자신에게 골몰할 시간이 필요(p.156)하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저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책에서는 '착한 소비가 세상을 바꾸다'라는 주제로 윤리적 소비를 언급하고 있기도 한데 내가 느끼기에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세상을 바꿀 정도로 유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책에서 표현된 것처럼 그나마 존재하는 착한 소비도 자기표현의 방식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좀 안타깝다. 이와 함께 CSR의 관점에서 기업의 경영활동과 사회적 이슈를 연계시키는 마케팅인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을 통해 사회공헌활동이 공을 들이는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착한 소비는 개인에게 행복감을 주는 것은 물론, '공공선'을 지향한다. 사회 전체의 공익을 추구하는 것은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핵심적 원리다. 게다가 2014년의 착한 소비는 좋은 일을 실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한층 진화된 형태를 보여준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사람들이 자기표현의 방식으로 착한 소비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착한 소비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나'를 보여주는 것이다.  - p.190


세 명의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스칸디나비아에서 온 슈퍼맨, 아빠 육아'도 관심있게 읽어보았다. 특히나 엄마나 아바가 공통적으로 아이의 '책 읽기', '영어유치원', '학습지' 등 교육에 관심을 보였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약간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주로 엄마는 육아용품에 관심이 많은 반편 아빠는 아이와 즐길 수 있는 놀이와 여가활동에 관심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결국 아빠들이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에 관련하여 급부상하는 키워드는 바로 '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놀이문화, 캠핑, 체험프로그램, 지역 축제 등 연관된 산업들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한동안 시니어 비즈니스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되다보니 '시니어, 아름다움을 입다'도 관심있게 읽어보게 되었다. 액티브 시니어를 다루면서 일본에서 시니어들의 하라주쿠라고 불린다는 스가모 거리의 사례라든가 야마하에서 50세 이상부터 수강할 수 있는 음악 교실을 진행하는 사례와 함께 미국 시카고에 시니어를 위한 스타벅스라고 불리는 매더 카페 플러스 등의 사례는 개인적으로 연구에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책에 따르면 매더 카페 플러스가 곧 한국 지점 개설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다만 이 부분에서 아쉬운 점은 '액티브 시니어'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기에는 아직 건강하고 경제적으로도 풍족한 시니어 세대를 액티브 시니어라고 표현하는데 사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을 위한 비즈니스 상품의 제공이 아니라 그렇지 못한 노인 계층들에 대한 복지나 지원 정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현재를 분석하여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지침을 잘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사실 매년말 등장하는 이런 류의 책에 식상해서 최근 사서 보지를 않았는데 이 책은 여러가지 분야를 조목조목 잘 지적해 주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업의 기회를 찾거나 좀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애쓰고 수고하는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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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아트
국내도서
저자 : 노소영
출판 : 자음과모음(구.이룸) 201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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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의 저자인 노소영님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며,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부인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디지털 아트 전문기관인 아트센터 나비의 관장으로 2000부터 재직중에 있다. 책을 펴면 세 페이지에 걸쳐서 나오는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가 어떻게 디지털 아트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있는데 내용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20대 시절 경제학자를 꿈꾸었고, 환경경제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던 1996년에 '너 미술 좋아하니?'라는 시어머니의 질문으로 그의 인생이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대기업 며느리로서의 책임감에 작용했으리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역시 사람 아니겠는가. 대한민국에 태어나고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야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직업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저자는 직업이 정해진 것도 본인의 뜻과는 별개였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 꿈꾸었던 경제학도의 길을 가지 않은 것이 지금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니 사람 일이란 참 모를 일이다. 저자는 이 책의 성격을 이렇게 설명한다.


이 책은 한 사회과학도가 우연히 예술에 입문에 디지털 아트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보고 듣고 배운 바를 가감 없이 적은 기록서이다.  - p.9


대략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틈틈이 적은 글을 엮어서 출간하였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흥미로운 주제들이라 여겨져 본문을 읽어나가기 시작하는데 저자의 이력이 흥미롭게 느껴졌던 '들어가는 글'은 지나친 겸손이 아니었는가 생각하게 되었다. 흥미로운 주제이기는 했으나 문외한이었기에 느끼는 생각일지는 모르곘지만 책의 내용은 디지털 아트에 대해 짜임새 있고 잘 다듬어진 형태의 결과물이라고 여겨진다.


목차를 보며 세어보니 전체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4개에서 6개의 세부주제로 나뉘어져, 마지막 4편의 인터뷰 기사를 포함하여 전체 29개 주제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각 주제의 글들은 독립적이지만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며 전체적인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대체로 에세이 스타일의 자기고백적 표현이 눈에 띄이지만 때로는 학술적인 논문의 느낌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경우에 따라 각 세부주제의 말미에는 본문에 언급된 내용을 좀더 충실히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론이나 주석 형태의 해설이 제공된다.


대부분 책을 읽으며 군데군데 연필로 밑줄을 치거나 포스트잇을 붙여가면서 읽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열심히' 밑줄을 쳐가며 읽은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이 책의 큰 수확이라면 디지털 아트라는 주제와 이를 포괄하는 예술과 미학의 전반적인 영역에 대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했다는 것이며, 또하나는 저자가 본문을 기술하는 과정에서 인용하거나 소개한 또다른 전문서적들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렇게 소개받는 서적들은 앞으로의 지식 확장을 위해 구해서 볼 생각이다. 예를 들어 첫번째 장에서 알게 된 책중에 추가적인 관심이 가는 책으로 장 보드리야르의 ≪소비의 사회≫이나 ≪시뮬라시옹≫, 이브 미쇼의 ≪기체 상태의 예술≫, 로이 애스콧의 ≪테크노에틱 아트≫ 등이 있으며, 프로그래밍 예술을 언급하며 소개한 괴델의 '불완전성의 정리'와 관련된 책도 관심이 가는 내용들이다.


'왜 음악회에서 관객은 쥐 죽은 듯 있어야 하나? 관객과 함께 즐기는 음악은 예술이 아닌가?' 등의 질문을 통해 많은 예술가들이 새로운 예술의 형태를 추구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아무래도 '디지털 아트'라는 주제가 '아트'에 방점이 찍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디지털'의 특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책에서는 증강현실이나 시맨틱 웹 같은 컴퓨터나 인터넷 관련 용어들이 곧잘 등장한다. 아울러 복잡계 이론이나 양자역학 등 최신 물리학 개념들도 등장하여 책 내용에 더욱 긴장하며 집중하게 만든다. 이 책의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 내용으로 구성된 마지막 장이다. 총 4편의 대담내용이 실려있는데 대화체 문장으로 실려있는 덕에 저자의 말을 좀더 현실감있게 들을 수 있었다.


쉬엄쉬엄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라는 점이 누군가에게는 단점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 분야의 지적 욕구가 있었던 나에게는 추가적인 욕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정도의 보완은 되었다고 생각된다. 조금 아쉬운 점은 저자가 들어가는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짧게는 2년 전에서 길게는 11년 전에 쓴 글이라 과연 현재의 시점에서 저자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그리고 글을 쓴 이후에 변화된 부분은 없는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후속작품을 통해 보완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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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콜린스가 쓴 장편소설인 헝거 게임 3부작의 내용을 중심으로 '철학'이라는 주제를 접목시킨 책이다. 그동안 매트릭스, 호빗 등의 영화 또는 소설과 철학을 접목시킨 책을 보았었고 영화를 주제로 하여 다른 인문학적 소재를 결합시킨 크로스오버류의 책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에 이 책도 상당한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하지만 헝거 게임을 읽었다고 하더라도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주인공인 캣니스가 운명에 순응하는 듯 하지만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세계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나라 전체를 뒤흔드는 혁명의 시발점이 된다는 것이 헝거 게임 3부작의 전체적인 스토리이다. 따라서 책에서 언급하는 주요 철학적 주제는 정의와 불의, 독재와 혁명, 차별과 평등, 사랑과 우정 등의 상당히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관한 주제들이다. 또한 이와 함께 음악의 의미, 고통을 즐기는 인간의 본성, 유전공학과 인간의 정체성, 젠더와 페미니즘 등 상당히 형이상학적이고도 다양한 주제들이 다뤄지고 있다. 소설이 전체적으로 암울하고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듯이 이 책에서도 그에 걸맞는 철학적 주제를 선택한 듯 싶다.


책은 여러 명의 철학자들이 참여하여 만들어졌다. 전체 19명의 저자들이 한가지 주제씩을 맡아서 총 19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소설의 상당히 세부적인 주제에서부터 3부작 전체를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주제까지 다양한 영역을 다루고 있다. 3부작 전체가 영화로도 제작되어 원작소설 자체는 상당히 재미를 추구하는 대중문화의 전형을 보여주지만 이러한 심도깊은 주제로 영화를 분석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작업이라 생각된다.


혹시 헝거 게임을 그저 재미만을 추구하는 가벼운 콘텐츠로 생각했다면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코웃음을 치거나 또는 쉽게 접근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에서는 칸트가 언급되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다뤄진다. 그만큼 만만치 않은 내용을 다루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물론 원작소설을 다시 읽고 되새김질하는 즐거움을 줄 것임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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